통일부 “재미 이산가족 상봉, 기회 닿는 대로 북에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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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향후 기회가 닿는 대로 북한 측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블링컨 장관은 2022회계연도 미 국무부 예산 관련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서 재미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질문에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라며 “가족과 헤어진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익이 우리의 노력에 반영되도록 한국의 파트너와 함께 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8일 재미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향후 남북대화 계기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함께 기회가 닿는 대로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과 관련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018년에도 적십자 회담 등에서 재미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필요성을 북한 측에 제기했지만 적극적으로 호응해오지는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최된 모두 21차례 남북 이산가족 대면 상봉행사를 통해 상봉 기회를 얻은 미국 거주 한인은 총 120명입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북측 가족의 요청으로 상봉에 참여한 사례로, 재미 한인 이산가족의 요청으로 북측 가족을 찾아 만난 경우는 아직까지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3일 남북 이산가족과 관련해선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통해 화상상봉장 증설에 미화로 약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미 국무부도 이에 대해 “미국은 남북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며 “북한에 있는 미주 한인 가족의 비극적인 헤어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지난 4일):이산가족들의 급속한 고령화 추세 그리고 코로나19 등 상황을 감안했을 때 비대면 방식의 이산가족 교류로써 화상상봉 인프라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향후 남북관계 복원 시에 언제라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화상상봉장 증설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앞선 지난 4월에는 미 하원 외교위가 전체회의에서 미북 이산가족상봉법안과 관련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당국자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할 것이란 일본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 “특별대표의 임무 범위상 한국 등 동맹국과의 대북정책 공조 문제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방한 일정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특별대표의 방한 일정 자체나 세부 내용에 대해 현 단계에서 확인해줄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종건 한국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외교차관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했습니다.

최 차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현지 시간으로 오는 9일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와 양자 간 현안 및 한반도·지역·전지구적 사안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미 외교차관 간 대면 협의는 지난 4월 셔먼 부장관이 공식 취임한 이후 처음입니다.

최 차관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 후속성과를 지속적으로 챙기기 위해 이번 방미길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셔먼 부장관과 고위 실무차원에서 지역현안과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여러 문제를 챙겨볼 예정”이라며 “이 기회를 빌려 앞으로 한미관계를 더 공고히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차관은 지난 4월 16일 셔먼 부장관과 통화를 하고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현안 등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 소속 지성호 의원은 이날 북한 재일교포 북송 사업 피해자이자 일본 시민단체 ‘모두 모이자’의 대표 가와사키 에이코, 같은 단체 사무국장 리소라 씨와 이산가족 및 납북 피해자 가족 송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도 이산가족과 납북피해자들은 북한에 억류된 가족들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어한다”며 하루속히 이들의 송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 의원은 지난달 28일 가와사키 대표와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 씨, 강제 북송 피해자인 탈북민 지현아 씨 등을 초청해 자신이 대표 발의한 ‘북한의 인권침해 피해 배상에 관한 특별법안’ 관련 북한 인권피해자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