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남북 이산가족 문제는 최우선 과제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8일 남북회담본부에서 한국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이산가족 관련 단체장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남북 이산가족 문제 해결 의지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인륜의 문제, 천륜의 문제로서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최우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금이라도 남북이 마음만 먹는다면 전국 13개 장소에서 화상상봉할 준비가 갖춰져 있다며 남북 간 화상상봉으로 먼저 시작해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대로 남과 북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에 꽤 규모 있는 이산가족 만남을 추진할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6월 이후 멈춰있는 남북 적십자회담도 조속히 재개하고, 면회소를 통한 상시 상봉과 개별관광 형식의 고향방문 등 새로운 형식의 이산가족 교류도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영찬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와 정쟁의 문제가 아니고 무조건 최우선이 돼야 할 인륜의 영역이라면서 올해 남북관계 의제의 맨 첫머리에 이산가족 상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차담회에는 오영찬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과 김용하 통일경모회 이사장,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허덕길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통일부는 설을 앞둔 오는 10일 코로나19 상황에서 고령 이산가족들의 안전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망향경모제’으로 진행하여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영상을 통해 북녘 정취를 느끼고 북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는 12일 설 명절 당일에는 임진각 망배단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경모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현장 안내와 헌화·분향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에 거주하는 100세 이상 초고령 이산가족 580명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은 설 인사카드와 명절 선물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한국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모두 13만3406명이며 이 가운데 생존자는 약 37%인 4만9154명입니다. 생존자들 대부분이 고령으로 90세 이상은 28.9%, 80대는 38.4%입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내 한인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지난 주 미 하원에서 발의됐다며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미가 힘을 모아 함께 추진해야 할 숙원이자 하루가 급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미 하원이 개원한 후 발의된 첫 한반도 관련 법안이 이산가족 상봉법인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이번 미국 발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시작으로 한반도평화 프로세스가 재개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함께 남북이 당장 할 수 있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남북 적십자회담 등 인도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의 그레이스 맹(민주·뉴욕) 연방 하원의원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미국 내 한인의 북한 가족과 재회 논의 촉구 법안’(H.R.826)을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