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독교인 억압·감시 심각”

중국 지린성 한 국경 도시에 있는 교회 모습. 북한에서 활동하는 많은 선교사가 중국 국경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중국 지린성 한 국경 도시에 있는 교회 모습. 북한에서 활동하는 많은 선교사가 중국 국경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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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내에서 비밀리에 종교활동을 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북한 당국의 철저한 감시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출신으로 지난 2012년 한국에 입국해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한나 집사.

이한나 집사는 7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이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당국의 종교활동 탄압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이 집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에 있을 당시 자신의 가족이 지하교인이었다며 어머니가 집 안에서 몰래 기도할 때면 밖에서 망을 보곤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북한 보위부에게 기도 현장이 발각될 경우 모든 가족이 잡혀갈 것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항상 근심과 걱정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이한나 집사 :북한에서는 문을 걸고 함부로 기도하면 안 됩니다. 문을 걸었다 하면 보위부 첩자들이 인민반장으로부터 첩자로 다 쐐기로 박아놨어요. 그렇기 때문에 문을 걸었다고 하면 의심을 받기 때문에도 안 하거니와 또 사는 생활적인 습관 차원에서도 문을 걸지 않고 잡니다.

이 집사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지낼 당시에도 탈북민이라는 신분의 제약으로 인해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한나 집사 :중국에 들어와서도 신앙의 자유가 마음대로 없었어요. 우리 탈북민의 신분을 가지고 마음대로 못 믿었어요. 예배를 드릴때면 경찰이 바깥에 수시로 포위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있는 그 주변 가까이서 포위를 해서 독 안에 든 쥐처럼, 항아리 안에 든 쥐처럼 모두 잡아갑니다.

이 집사는 탈북한 뒤 한국에서 생활하며 가장 행복한 것은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북한에서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하지 못한 사실이 가장 마음 아픈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기독교인 및 탈북민 지원단체인 헬핑핸즈 코리아의 창설자 팀 피터스 목사도 지난 1일 미국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 기독교인들의 고통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욱 악화됐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을 19년 연속으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으며, 국제 기독교선교단체 ‘오픈도어스’ 또한 지난 1월 북한을 20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