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들 “‘탈북민 강제북송’ 정의용 장관 고발”

지난 2019년 11월 12일 서울 정부청사 청사 앞에서 북한인권단체총연합회원들이 ‘탈북민강제추방 저지 전국 탈북민 강력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 12일 서울 정부청사 청사 앞에서 북한인권단체총연합회원들이 ‘탈북민강제추방 저지 전국 탈북민 강력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RFA PHOTO/서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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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탈북민단체들은 지난 2019년 한국 정부의 북한 주민 강제북송과 관련해 당시 책임자였던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탈북민단체들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의 이애란 상임대표는 8일 지난 2019년 한국 정부의 탈북 선원 강제북송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최종 책임자였던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애란 상임대표는 이날 한국 국회 앞에서 한국 내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한변 등이 주최한 화요집회를 통해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은 정의용 장관이 북송된 선원들에 대한 북측의 살인행위를 방조했다고 주장하며 오는 1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애란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 목선 탈북 청년 두 명의 강제북송 원인을 반드시 규명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정의로운 나라, 민주주의 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이것을 밝혀내야 됩니다.

그러면서 향후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된 한국 정부의 고위당국자들을 추가 고발할 것이라며 사건의 진상이 법정에서 철저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019년 11월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두 명이 오징어잡이 배에 함께 타고 있던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판단하고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습니다.

강제북송 사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월 21일 관훈토론회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은 흉악범으로, 범죄가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에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으로 판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한국 정부의 모든 수사기관이 참여해 헌법을 비롯한 관련 법규를 충분히 검토했으며 그 결과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지난 4월 21일): 이 사람들이 원래 탈북 의사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나포한 것입니다. 계속 동해상에서 도망 다니다가 나중에 할 수 없이 잡힌 것입니다. 그래서 탈북을 했다는 것 보다는 도주를 하다가 우리 측으로 넘어와서 우리가 체포를 해서 북측으로 넘겨준 것입니다.

김태훈 한변 회장은 화요집회에서 북한 김정남 암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암살자들'이 최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심사에서 불인정 판정을 받았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영향을 받은 부당한 정치적 결정으로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이렇게 탈락을 시킨다는 것은 결국에는 북한 김정은과 관련된, 백두혈통과 관련되는, 북한 정권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되는 것은 눈치를 보면서 남한에서 안 하겠다는 이런 얘기입니다. 문재인 정권 정말 너무 한탄스럽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암살자들'이 어떤 심사기준에 의해서 예술영화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지금 한국 국민들은 '김일성 회고록'은 어떻게 허용되고 영화 '암살자들'은 왜 허용되지 않는지 더 명백한, 더 정확한 사유를 알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5월 17일 예술영화 심사에서 '암살자들'에 대해 불인정 결정을 내렸으며 영화 배급사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지난 1일 재심사 신청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영화진흥위로부터 예술영화로 인정받지 못하면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에서 상영할 수 없으며, 일반 극장에선 규모가 큰 상업영화에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다큐멘터리 '암살자들'(Assassins)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성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지난해 미국의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