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북, 적법 절차 없이 광범위한 사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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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북한을 지난해에도 사형 선고와 집행이 계속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다른 국가와 달리 북한에서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사형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국가와 달리 북한에서 제대로 된 법적 기반 없이 광범위하게 공개처형 등의 사형 선고와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21일 지적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공개한 ‘2019년 사형 선고와 집행 보고서’ (Death Sentences and Executions 2019)에서 북한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에도 북한에서 광범위한 범죄에 대해 공개처형 등 사형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를 계속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이 국제사회와는 달리 억지 자백을 강요하는 등 적법한 절차 없이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하는 심각한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 단체의 사형제도 전문가인 키아라 산조르지오(Chiara Sangiorgio) 고문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공개처형 등 사형을 광범위하게 집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공개처형 등 사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산조르지오 고문 : 우리는 북한에서 사형이 집행된다는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에서 광범위하게 사형이 집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We received reports of executions. The reports suggested that the death penalty continued to be used extensively.)

그러면서 산조르지오 고문은 북한 당국이 사형제도에 대한 공식 통계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사형 집행의 빈도와 횟수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탈북자 인터뷰 등을 통해 얻은 정보에 따르면 북한에서 사형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과 중국, 이란 등은 여전히 사형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이 제3차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에서 공개처형을 인정했지만 정확한 사형 집행 건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와는 달리 북한에서는 공개처형과 비밀처형 등 사형이 적법한 절차 없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다른 국가와 달리 북한은 정치범들이 공개처형, 비밀처형 당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일반적인 사법적 절차와 거리가 아주 멉니다. 정치범들이 처형당하는 것은 비인간적, 반인류적 범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은 제대로 된 법적 기반 없이, 심지어는 범죄로 규정되지 않아야 할 행위에 대해서도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북한인권위원회는 지난 2015년 북한이 중기관총 4정을 묶어서 만든 ZPU-4 대공포 6대로 평양 인근 강건 종합군관학교에서 끔찍한 공개처형을 집행하는 위성사진을 포착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의 이번 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 한해 전 세계 20개 국가에서 최소 657건의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이는 2018년 최소 690건에 비해 5%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국제앰네스티가 기록한 사형집행 통계 중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사형을 많이 집행한 나라는 중국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이 지난해 수천 명에 대해 사형 집행을 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됐다면서도, 한국은 지난해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에게 1심에서 사형을 선고해 1건의 사형 선고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미국은 2018년에 비해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25건에서 22건으로 감소했으며, 사형 선고 건수도 2018년 45건에서 지난해 35건으로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