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사망 1년] 북 여전히 공식 사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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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대학병원에서 사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공식적인 사과는 없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6월 19일은 웜비어가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돼 있다가 같은 달 12일 혼수상태로 송환돼 숨을 거둔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했지만, 웜비어가 사망한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북한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 당시 웜비어 사망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김 위원장의 통역은 이를 전달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웜비어의 안타까운 죽음 덕분에 미북 정상회담까지 왔다"며 "그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식적인 사과나 인권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을 경우 미북 간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Greg Scarlatoiu)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웜비어의 사망에 대한 북한 측의 공식적인 대응이 없다면 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조치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11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당시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는 워싱턴 DC의 자문회사 '맥과이어우즈 컨설팅'을 고용해, 미국 정부의 추가 대북 경제 제재와 테러 지원국 재지정을 모색해달라고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의뢰의 직접적 결과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로부터 열흘 뒤인 11월 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2008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한편, 웜비어는 지난 2016년 북한 여행 당시 양각도 국제호텔의 직원 전용 구역에서 정치 선전물을 떼어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당했었습니다.

기자회견 당시 웜비어는 "북한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빈다. 어떻게든 제 목숨을 살려줄 것을 간청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