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탈북민, 온·오프라인서 ‘탈북민 모자’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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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에 정착한 40대 탈북민 여성과 여섯 살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비극적인 소식이 알려면서, 전 세계 탈북민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탈북민들은 15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이 된 탈북민 한성옥 씨 모자에 대한 슬픔과 위로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영국의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한 씨 모자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도의 마음을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일 사무총장 : 비록 한국이 아닌 영국에서 살고 있지만, 영국의 탈북민들도 한국에서 탈북민이 죽었다는 소식에 SNS와 페이스북을 통해 한성옥 씨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을 한성옥 씨 추모사진으로 바꾸며, 위로의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참고)

한성옥 씨 추모 사진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에 정착 중인 한 탈북민도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탈북민들이 프로필 사진을 당분간 고인이 된 한 씨 모자로 된 추모사진으로 바꾸자”고 밝혀, 다른 탈북민들의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에 따르면 어렵게 탈북했다 한국에서 숨진 한씨 모자를 애도하고, 소외받고 있는 탈북민들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서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인터넷 상인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즉 실제 현실에서도 한 씨 모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5일 한국 내 탈북자 단체 등에 따르면 한씨 모자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인근에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아울러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 ‘나우’의 지철호 해외협력팀장도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나우’가 한씨 모자 사망사건에 대한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고, 고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 팀장은 “법의 사각지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 경찰청과 복지관, 남북하나재단, 통일부 등 본인들의 불찰이 아니라고 하며, ‘탈북민의 죽음’을 떠넘기는 식으로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지철호 팀장 : 대한민국의 수많은 부처와 기관들이 많지만, 실제로 탈북민이 1년 정도 집세를 못 낼 정도가 됐다면, 그리고 3개월 한 번 정도, 적어도 6개월에 한 번 정도 관찰(Monitoring)이나 최소한의 노력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편, 한 씨 모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국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 가스 사용량 등으로 미뤄 한성옥 씨와 아들 김모 군 모자는 약 두 달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