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가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과 만나 방북 의사를 담은 편지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9월 서해 북한 수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4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래진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전달해줄 것을 이인영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래진 씨 :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면) 사고 현장을 방문할 거고요. 어떻게 사망을 했고 어떻게 체포가 됐고 어떤 신문을 받았는지 북한 당국자들한테 직접 얘기를 좀 들어보고 싶고…
이날 면담에서 이래진 씨는 방북이 성사될 경우 신변안전을 보장하고 북한 당국자와의 면담을 주선해줄 것도 요청했습니다.
또 이 같은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남북 공동조사 또는 유엔을 통한 조사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이 같은 요구 사항들을 경청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약속했다고 이래진 씨는 말했습니다.
또 북한과 연락을 시도해보겠다고 말하면서도 북한 당국자 면담 주선이나 현장 방문, 공동조사 등은 북한이 반응해야 협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래진 씨는 북한이 한국 통일부의 연락 시도에 반응을 하지 않더라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연락 시도와 정보 공개 관련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만행을 알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이래진 씨는 지난달 20일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유엔의 주관 하에 청와대와 국방부 등 한국 정부 담당자와 유가족 간의 공동 면담을 추진해줄 것을 유엔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또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해 11월 발송한 혐의서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답변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에 제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퀸타나 측에 발송한 답변에서 피해자 실종의 모든 가능한 원인을 고려하며 수사하고 있고 중간 수사 보고 등을 통해 유가족의 여러 의문들에 답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앞서 이래진 씨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 그리고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과 각각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이 씨가 청구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던 청와대, 국방부, 해양경찰청에 대해서는 지난달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 선박이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후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표류하던 한국 공무원을 지난해 9월 22일 오후 최초로 발견했고, 같은 날 밤 9시 반쯤 단속정을 타고 온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