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설 명절이면 함께 모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던 한국 내 탈북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들을 위한 직∙간접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9일 탈북민들을 위해 한국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영천시협의회가 개최한 합동 망향제.
합동 망향제 행사 현장 : 이곳 우리 영천시 탈북민들은 한국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사람답게 잘 살고 있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조상님의 은덕과 부모님의 품안이 그립습니다.
이날 경상북도 영천시 소재 충혼탑에 모인 40여 명의 탈북민들과 자문위원들은 합동 차례를 지내고 새해 소망 그리고 북녘으로 띄우는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방역 규정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방역을 위해 다섯 명 이상의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음력 설 연휴까지 연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내 탈북민들은 고향 또는 가족을 방문하지 못하는 대신 가져왔던 친목 모임도 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2014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29세 대학생 한설송 씨는 원래 설 명절엔 탈북한 친구들과 모여앉아 고향을 그리워하며 담소를 나누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설송 씨 : 명절만큼 외로운 날이 없죠 저희한테. 다들 고향을 찾고. 우리는 명절만 되면 생각나는 게 그런 거라서 친구들끼리 많이 모여요.
2002년 한국에 정착한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도 탈북민들은 원래 명절 때면 동향 사람들 또는 동년배들과 함께 모임을 가지곤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이 마저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원래 코로나 상황이 아니면 명절에 모여서 같이 음식을 해 먹고 같이 시간 보내고 이런 분위기들도 있었는데 국가에서 이렇게 조심을 하도록 하고 명절에 이동하는 것도 그렇게 권장하는 편이 아니잖아요. 그런 거 잘 지켜야죠.
이웅길 새터민라운지 대표 또한 명절에는 탈북민 친구들과 모여 두부밥, 옥수수 국수 등 고향 음식을 해먹는 것이 낙이었지만 이 같은 모임은 지난해 설날이 마지막이었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설날’로 경제적, 정서적으로 한층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탈북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이어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 한부모가정에게 과일 등 신선식품을, 탈북민 위기가구에게는 상품권을 전달하며 ‘설맞이 사랑나눔’을 진행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망배단에서 세배했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고향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탈북민 입장에서는 간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하며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요즘처럼 힘든 시기일수록 탈북민들을 위한 물품 지원이나 비대면 행사 등 직·간접적인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