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들의 ‘북 송환거부∙인권유린’ 규명신청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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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에서는 북한의 한국전쟁 국군포로 송환 거부와 인권 유린에 대한 진상을 조사해달라는 탈북 국군포로들의 진실규명 신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북한에 억류된 뒤 탈북한 국군포로 유 모 씨와 이 모 씨는 23일 한국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북한의 국군포로 송환 거부와 학대에 대한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24일 김 모, 이 모, 한 모 씨 등 탈북 국군포로 3명이 이 같은 신청서를 접수한 지 약 한 달 만입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물망초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전쟁 휴전 이후에도 북한이 국군포로 송환을 거부하고 이들을 강제로 억류한 이유와 과정, 그리고 국군포로들에 대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국군포로들과 그 가족들이 북한에서 강제노역, 가혹행위, 차별대우에 시달렸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기초적인 실태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물망초는 이날 고령과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유 모 씨와 이 모 씨를 대신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규명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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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열린 국군포로 억류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정수한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 위원장. /물망초 제공

정수한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 위원장 :두 분은 건강이 좋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탄광에서 노동을 하셔서 호흡기가 굉장히 안 좋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직접 참석하시지 못했습니다. 저희들이 그 분들을 대신해서 그 분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 속에서 한 많은 세월을 살아왔는지, 얼마나 많은 차별과 고난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진실화해위에서 아주 엄중하게 밝혀줄 것을 요구합니다.

지난 1994년 고(故) 조창호 중위가 북한을 탈출해온 이후 지난 2010년까지 스스로 한국으로 귀환한 국군포로는 총 80명입니다. 물망초에 따르면 이들 중 생존자는 현재 18명 뿐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 채택한 북한 인권결의안에서 송환되지 않은 국군포로들과 그 후손들 대상의 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allegation)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소 5만명의 한국군 포로들을 돌려보내지 않았고 그 중 약 500명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사망과 실종 사건, 적대세력에 의한 테러·인권유린 등 다양한 인권침해를 조사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설립된 독립적인 조사기구입니다. 앞서 1기 진실화해위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한 후 해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