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여성지위위원회서 첫 탈북여성 인권 토론회

17일 뉴욕 세인트 바르탄 아르메니아 대성당에서 ‘탈북 난민 여성: 중국 내 궁핍과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17일 뉴욕 세인트 바르탄 아르메니아 대성당에서 ‘탈북 난민 여성: 중국 내 궁핍과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RFA PHOTO/장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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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여성의 인권 참상이 17일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사상 처음으로 논의됐습니다. 뉴욕 현지에서 장명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소연: 최근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는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내 브로커들은 탈북여성들을 한 번 팔아 돈을 챙기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돈벌이를 위해 이들을 아파트에 감금하고 성 노예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이들이 마련해준 아파트의 TV화상을 통해서 몸을 팔고 있으며 이렇게 번 돈은 한 푼도 가질 수도 없습니다.

탈북여성 이소연 씨가 17일 뉴욕 세인트 바르탄 아르메니아 대성당에서 '탈북 난민 여성: 중국 내 궁핍과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탈북 여성들이 당면하는 인권 참상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이 씨는 한국의 탈북단체인 '뉴코리아여성연합'의 대표로, 지난 2010년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군 4군단 상사 출신입니다.

‘탈북 난민 여성: 중국 내 궁핍과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탈북 여성들이 북한에서 겪은 인권 참상을 증언하고 있다.
‘탈북 난민 여성: 중국 내 궁핍과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탈북 여성들이 북한에서 겪은 인권 참상을 증언하고 있다. (RFA PHOTO/장명화)

이번 토론회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최근 개막된 제 61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의 승인 하에 열리는 병행행사여서 큰 주목을 끌었습니다. 유엔여성지위위원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산하기구로, 여성관련 국제협약을 제정하고 이행 여부를 감시·감독하는 등 권한과 역할이 막강해 ‘여성 유엔총회’로도 불립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 (RFA PHOTO/장명화)

이번 토론회를 성사시킨 미국 내 북한인권 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유엔여성지위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북한 여성의 심각한 인권유린이 논의되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수잔 숄티: We're very pleased...

이소연 씨에 이어 증언한 임혜진 씨는 두 번의 탈북과 북송 그리고 세 번째 탈북에 성공해 지난 2002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임 씨는 증언 내내 눈물을 흘려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습니다.

임혜진: 도 집결소에 있었을 때에는 배고파서 죽고, 맞아서 죽은 (여자들의) 시신이 많았는데, 한꺼번에 처리한다고 하면서 쓰레기 처리하듯이 일주일에 한번씩 수레에 실어서 메우곤 했습니다.

이어 미국 내 탈북자단체인 'NKinUSA' 부회장인 그레이스 조 씨가 언니, 어머니와 함께 제 3국을 통해 미국에 난민으로 오기까지 고난했던 과정을 설명해, 많은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조 씨는 지난 2006년 처음 미국에 입국한 5명 중 1명입니다.

탈북여성들에 이어 나온 미국의 비영리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함경북도 전거리 교화소에서 여성 수감시설을 확장하고 지속적으로 수감자 노역을 착취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국제법률회사이자 비정부기구인 '주빌리 캠페인 USA'의 앤 부왈다 대표는 국제사회가 이처럼 북한여성들이 당면하는 인신매매와 노동착취 문제에 긴급히 개입해 이들을 구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자유연합' 회원들은 토론회가 끝난 직후 뉴욕의 주유엔 중국대표부를 방문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무자비한 탈북자 강제송환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직접 전달했습니다.

뉴욕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