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민간차원의 이산가족교류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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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내 이산가족 단체들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회장은 5일 남북 이산가족 간의 서신교환, 생사확인, 제3국에서의 상봉 등 민간 차원의 교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이산가족협회 등 한국 내 일부 이산가족 관련 민간 단체들은 남북 당국 간의 접촉이 없을 때에도 꾸준히 남북 이산가족 간의 교류를 주선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 사태가 확산되면서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실제 한국 통일부가 지난달 내놓은 2021년 2월 기준 이산가족교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는 서신교환 단 4건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2019년 민간차원의 이산가족 교류는 생사확인 2건, 서신교환 16건, 상봉 1건이 있었고 2018년의 경우 생사확인 7건, 서신교환 36건, 기타 1건, 상봉 1건이 있었습니다.

이산가족들 간의 서신교환, 생사확인, 전화 통화 중개 등을 해 온 심구섭 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신형 코로나 상황으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민간 이산가족 단체들의 활동이 멈춰있다”고 말했습니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회장:결론적으로 말하면 신형 코로나 사태 때문에 민간단체가 북한 가족에게 (서신, 생필품 등을) 보내는 것도 안 되고 연락 자체도 안됩니다. 신형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풀려야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확인, 북한 가족과의 서신교환 등에 대한 한국 이산가족들의 수요가 상당하다”며 “탈북민들이나 중국 중개인을 통해 하는데 지난해 초 이후 국경이 봉쇄되면서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신형 코로나로 인한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도 어려워짐에 따라 남북 이산가족들의 실망감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입니다.

심구섭 회장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열리면서 상시적인 서신교환과 생사확인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사무소가 폭파되면서 이 같은 기대가 무산됐다”며 “남북 당국 간 협의로 이산가족들이 교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고 신형 코로나로 민간 단체들의 자체적인 노력도 소용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장만순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불투명해지면서 이산가족들이 상봉 자체에 대한 기대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정치를 떠나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을) 하면 가장 좋은데 정치를 빼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미 이런 상황이 약 70년동안 고착된 것이고요. 상봉행사 자체를 크게 기대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체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장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화상 상봉의 가능성도 낮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화상 상봉을 위한 당국 간 협의, 만남 등 준비 작업이 과연 원활하게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인 겁니다.

다만 심구섭 회장은 남북 이산가족들이 교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화상 상봉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심 회장은 “90세 이상의 노인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계속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신형 코로나라는 방역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화상 상봉 같이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