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증설 지원 의결

0:00 / 0:00

앵커 : 한국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통해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증설에 11억 8000만 원, 약 106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상황 등을 감안해 비대면 방식의 남북 이산가족 교류 기반 확충 차원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7개를 증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3일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의 주재로 열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통해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증설에 11억 8000만 원, 약 106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이날 교추협 회의에서 “90세 이상의 초고령 이산가족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북한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보다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 통일부는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음에도 향후 남북교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 1일):북측이 호응해온다면 그동안 멈춰있던 남북의 시간이 다시 시작된다고 생각하면서 저희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7개의 화상상봉장이 설치되는 지역은 경기도 의정부, 강원도 강릉과 원주, 충북 청주, 충남 홍성, 경북 안동, 전북 전주 등입니다. 화상상봉장 증설 지역은 이산가족들의 거주 밀집도, 인근 상봉장과의 접근성, 이산가족들의 이동 편의 등이 고려돼 선정됐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이산가족 화상상봉에 합의한 이후 한국 내 13개 화상상봉장 시설을 개·보수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7개의 화상상봉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겁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 측 상봉 시설의 개보수를 지원할 목적으로 관련 물자들도 구매해 놓은 바 있는데 이 물자들을 이번 증설 작업에 전용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해당 장비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에 지원되지 못하고 2년여 동안 보관 중인 상태였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지원용) 장비의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성능저하 및 최신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화상상봉장 증설 수요가 발생한 현 시점에서 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향후 화상상봉 협의가 이뤄지면 다시 지원 물자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달부터 7개 화상상봉장 증설 공사에 착수해 8월 중 이를 완료할 예정입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이날 교추협 회의를 통해 ‘남북협력기금 기존대출 금리 조정안’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남북 경협기업들이 신형 코로나와 남북경협 중단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대출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동안 금강산관광 중단, 5.24조치, 개성공단 폐쇄 등의 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교추협을 통해 남북 경협 기업들에 대출을 실행해 왔다”며 “이번 교추협 결정으로 경협 기업들의 입장에서 이자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금리 인하 혜택을 받는 남북 경협 기업들은 모두 248개사입니다. 기업들은 오는 10일부터 한국 통일부 장관이 정하는 시점까지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1년 금강산관광 시설 투자 명목으로 한국관광공사가 대출받은 900억 원, 약 8000만 달러에 대한 상환 조건도 완화했습니다. 대출기한을 7년 연장하고 원리금은 2년 거치 후 5년 간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겁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관광 중단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한국관광공사 측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서 대출 기한을 다시 연장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