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부하나센터장에 탈북민 취임…“동행하는 센터될 것”

0:00 / 0:00

앵커 : 탈북민들의 지역적응센터 중 하나인 경기서부하나센터의 센터장으로 탈북민이 취임했습니다. 25개 하나센터 가운데 탈북민이 센터장으로 취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함흥시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김성남 씨가 17일 경기서부하나센터장으로 취임했습니다.

탈북민들의 한국 내 지역 적응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인 하나센터 25곳 가운데 탈북민이 센터장으로 임명된 사례는 그동안 없었습니다. 하나센터는 한국 통일부가 지난 2009년 설립한 탈북민 지역 적응기관으로 탈북민들에게 정착 초기 집중 교육과 취업 지원,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 센터장이 취임한 경기서부하나센터는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부천, 광명, 시흥, 안양, 과천 등 경기도 내 5개 시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의 지역 적응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K081721my1-2.jpg
탈북민 신규 전입자의 입주 청소를 마무리한 뒤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김성남 경기서부하나센터장(왼쪽에서 두번째). /김성남 경기서부하나센터장 제공

김 센터장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탈북민들의 여러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센터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성남 경기서부하나센터장 :저희 하나센터의 특징은 탈북민들에게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항상 작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저희가 백방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다 동원해서 탈북민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줄 것입니다. 하나센터에 무작정 의지해 살라는 말 보단 곁에서 동행해주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등으로 탈북민들의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과거엔 탈북민들의 정착 초기 6개월동안 집중적으로 지원을 해왔는데 요즘에는 신규 전입 탈북민들도 줄어들고 기존 거주 탈북민들에 대한 지원 사업의 수요도 발생해 이에 집중하려 한다”며 “탈북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성남 센터장은 한국에 정착한 이후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2008년부터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해 11년만인 2019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탈북민의 시선으로 영국으로 이주한 탈북민들의 삶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 센터장은 한국 내 북한 인권 기록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에서 탈북민들이 제3국에서 겪는 인권 피해 사례를 연구했습니다. NKDB의 북한인권백서, 탈북민 경제사회통합실태, 탈북민들의 탈북 및 탈남(한) 등에 대한 조사 및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는 경기서부하나센터 사무국장으로 부임해 지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지원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김성남 센터장은 “경기서부하나센터가 담당하는 지역의 탈북민, 1600여 명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언제든, 어디든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