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젊은 탈북자들이 영국에서 열린 한 국제 토론회에서 자유가 없는 참혹한 북한 인권의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24일 열린 국제 토론회, ‘원 영 월드 2019(One Young World Summit 2019)’에 탈북자 박연미 씨와 김금혁 씨가 참석해 인권없이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과 탈북 후 인신매매로 이중고를 겪는 탈북자들의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영국 비영리단체인 ‘원 영 월드’는 2009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세계 각국을 돌며 30세 미만의 전 세계 젊은 지도자들과 함께 인권, 환경,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왔습니다.
탈북 이야기를 담은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In order to live)’를 펴내기도 한 북한 인권 운동가 박연미 씨는 이날 가족과 탈북해 중국으로 탈출한 후 어머니와 자신이 인신매매로 팔려 당했던 끔찍했던 일을 털어놨습니다.
2009년 한국에 도착한 후에야 ‘자유’와 ‘인권’의 의미를 알게 됐다는 박 씨는 처음에는 수치심에 성노예의 피해자였던 사실을 숨겼지만 북한 인권의 참담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대중 앞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또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의해 세뇌당한 로봇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인권을 가지고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는 보통 사람들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남아있는 자신의 가족을 비롯해 모든 북한 주민들이 자유로운 세상에 살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연미 :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북한 독재자로부터 주민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싸우고 있지만 죽음을 두려워해 침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박 씨는 지난해부터 미북 간 외교적인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핵무기에만 집중할 뿐 인권 문제가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까지 각국 지도자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지만 모두 핵 문제를 더욱 중요시하고 인권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특권 계층에서 자란 대학생 탈북자 김금혁 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던 도중 한인 목사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탈북하게 됐습니다.
북한에 있는 동안 한국, 미국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외부 세계에 대해 접하게 됐다는 김 씨는 중국 유학시절 북한에서 배웠던 것들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 처음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북한 교화소 등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알고 많이 울었다”며 “내가 북한에서 배웠던 것이 모두 거짓이란 걸 알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북한에 남겨진 부모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는 김 씨는 앞으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이와 같은 토론회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금혁: 저는 자유가 없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만 합니다. 우리와 같은 목소리만이 북한에 대한 유일한 희망이며 북한 정권에 큰 위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