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전쟁 당시 전쟁포로나 실종자가 되어 북한 어디에선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군을 가족으로 둔 미국인들은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군 유해들을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내 한국전 전쟁포로 및 실종자 가족협회의 리처드 다운스 회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다운스 회장이 어렸을 때 찍은 것으로 사진에는 본인과 모친,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북한에서 실종된 부친 홀 다운스 중령이 있었습니다.
다운스 회장은 아버지의 유해라도 찾기 위해 그동안 미국 정부에 북한 내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나서달라고 호소해왔고 2016년에는 직접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북한과 오랫동안 협상을 해온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설립한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그는 북한 측으로부터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군 유해 송환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 북한이 보관하고 있는 미군 유해들을 미국으로 송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백악관은 이 요청을 거부했다고 다운스 회장은 말했습니다.
다운스 회장: 그 요청은 거절됐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미군 유해를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송환받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저희에게는 매우 가슴아픈 일이었습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다운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군 유해들을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다운스 회장은 그동안 한국전 전쟁포로 및 실종자 협회 뿐 아니라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등 수많은 단체와 관련 가족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미군 유해 송환이 미북 정상회담 의제가 되도록 촉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다운스 회장: 우리는 국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 팩스, 전자우편, 전화를 수없이 걸어 북한 내 미군 유해 송환이 정상회담 의제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침내 이 노력들이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내 미군 유해 송환을 정상회담 의제로 제기해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미국에서 자신이 가는 곳마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 문제를 끊임없이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운스 회장은 자신을 포함해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호소를 들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 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운스 회장: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말을 경청했고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삼은 뒤 합의까지 했습니다. 이 말들이 아주 빨리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그는 북한에는 지금까지 농사나 공사 등을 하면서 찾은 미군 유해들이 200구 가량 보관되어 있다며 이 유해들을 바로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북한이 첫번째로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20일 북한이 이 200구의 미군 유해들을 미국으로 곧 송환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현재 부처 간에 작업이 진행 중(Currently an interagency effort is underway)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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