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북한을 전 세계 최악 중 최악의 시민·정치적 권리 탄압국으로 재차 지목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지난 한해 전 세계 195개국과 15개 자치령 등 210개 대상의 시민적, 정치적 자유를 조사한 ‘2020 세계자유보고서(Freedom in the World 2020)’를 지난 4일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보고서에서도 정치적 자유는 40점 만점에 0점, 시민적 자유는 60점 만점에 3점을 받아 100점 만점에 총 3점에 그쳤습니다.
총점 0점을 받아 최하위로 지목된 시리아, 그리고 나란히 총점 2점을 받은 에리트레아·남수단·투르크메니스탄 등과 함께 북한은 올해에도 최악 중 최악의 자유탄압국가 10개국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그러나 프리덤하우스의 아치 퍼딩턴 선임연구원(distinguished fellow)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절대독재국가(absolutely totalitarian dictatorship)라고 지적했습니다.
퍼딩턴 선임연구원 : 1972년부터 발표해 온 프리덤하우스의 세계자유보고서에서 다른 어느 국가도 북한처럼 끈질기게(consistently) 최하위 자유지수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에리트레아, 남수단, 투르크메니스탄 심지어 (올해 최하위를 기록한) 시리아까지도 5년, 10년이 지나면 개선될 여지가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3대 지도자들은 다 같이 북한의 전체주의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모든 것을 통제해 왔습니다.
프리덤하우스에서 1994년부터 25년 넘게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자유지수 등 인권감시 조사와 연구를 하면서 줄곧 지켜봤지만, 정치·사회 등 모든 분야를 통제함으로써 세습 독재정권을 유지해 온 3대 김씨 왕조로 인해 북한에서 자유 민주주의는 싹틀 수 없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퍼딩턴 선임연구원 : 이들 세 명(김일성,김정일, 김정은)의 지도자들이 북한의 당과 법, 군부, 보안기관까지 모든 분야를 완전하게 장악했기 때문에 변화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에 장마당과 같은 약간의 경제적 자유와 다른 일부 국가보다 조금 더 남녀평등이 있다는 점에서 시민적 자유 3점이 주어졌습니다.
퍼딩턴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북한보다 낮은 자유지수를 기록한 시리아나 남수단은 전쟁에 휘말렸고, 에리트레아나 투르크메니스탄은 과거 공산주의, 전체주의 국가에서 미약하게 나마 개선의 기미가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2020 세계자유보고서’는 미국과 한국 등 84개국을 자유국가, 헝가리 등 67개국은 부분적 자유국가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에 기반을 둔 일관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외교를 추진함으로써 독재 성향의 지도자들에게 패스 즉 통행증을 준 것과 다름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