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서 내주 ‘북 해외 노동자’ 인권 논의

0:00 / 0:00

앵커: 벨기에 즉 벨지끄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의회에서 오는 9일 폴란드 등 유럽연합 국가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인권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립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의회 외교위원회 인권소위원회의 라즐로 퇴케스(László Tőkés) 부위원장은 브뤼셀에 기반을 둔 국제인권단체 '국경없는 인권'과 공동으로 유럽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인권 착취를 고발하는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퇴케스 부위원장의 주자 페렌찌(Zsuzsa Ferenczy) 정책자문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비핵화 대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북한 정권의 참혹한 인권실태에 대한 관심이 극히 저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페렌찌 정책자문: 유럽의회는 인권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는 데 최적의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비핵화 대화 분위기 속에서2014년 유엔 북한인권 위원회가 지적한 북한의 인권 참상이 북핵 문제에 밀려 현재는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문제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토론회를 기획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독일의 탐사보도 언론인 세바스챤 바이스(Sebastian Weis) 씨와 한국인 영상제작팀이 함께 제작한 기록영화도 상영될 예정입니다. '북한의 비밀노예(North Korea's Secret Slaves: Dollar Heroes)'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국경없는 인권'의 윌리 포트레 대표는 바이스 씨의 제안에 따라 유럽의회에서 폴란드 즉 뽈스까 내 북한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상기시키기 위해 영화 상영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포트레 대표: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착취 문제에 중점을 둔 바이스 씨의 기록영화를 상영하고, 지난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서 제기된 북한 노동자 관련 내용도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알리려고 합니다.

포트레 대표는 지난달 10일부터 21일까지 열렸던 유럽안보협력기구 인권실행회담(OSCE Human Dimension Meeting)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회의에서 2018년 현재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수를 폴란드 대표단에 문의했는데, 당일 구두로 답변한 숫자와 후에 서면으로 제출한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수가 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포트레 대표: 2016년 회의에서는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가 550여 명이라고 답했고, 2017년에는 400여 명 선으로 줄었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19일 회의 석상에서 제가 폴란드 측에 물었더니 구두로 올해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수가 350여 명이라고 했는데, 추후 OSCE 웹사이트 기록을 보니 225명으로 적혀 있더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0월 해외에 이미 파견돼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허가증 갱신을 막는 조항이 포함된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말까지 모두 귀국시켜야 한다는 규정을 담은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했습니다.

포트레 대표는 폴란드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 마감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외화벌이에 동원되는 북한 노동자를 하루 속히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폴란드 외무부는 2016년부터 북한 노동자에게 비자 즉 입국사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북한 노동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는 폴란드 지방 자치단체와 기업들도 유엔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