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가 지난 주말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선원 2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데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같은 일의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운동에 2천 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 사회인 영국 북한 커뮤니티(British-North Korean Community)와 영국의 북한인권단체 징검다리(Steppingstones)가 지난 10일부터 전개한 인터넷 청원운동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징검다리의 박지현 공동대표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을 추방함으로써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3만 4천 여명이 위험을 느끼고 있다며 유사 사건을 방지해 줄 것을 촉구하는 청원운동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박지현 대표 : 저희가 처음에 이 (청원) 사이트에 올릴 때에는 목표가 100명이었어요. 100명도 해 주실까 생각했는데 서명서 올리고 두 시간 만에 100명을 넘어선 거에요.
박 대표는 전날 저녁까지 1차로 마감한 결과 온라인 서명자 2천 여명, 영국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 등 직접 참가 의사를 알려온 몇몇 인사, 그리고 영국·미국·한국 등에서 30여 단체가 동참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2010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는 데이빗 킬고어(David Kilgour) 전 캐나다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무장관은 영국의원 보좌관을 지낸 한 탈북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서명자로 등록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박 대표는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에 의한 강제북송을 직접 경험한 후 영국 정착에 성공한 박지현 대표는 ‘전 세계 탈북민들과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지구촌 모든 인류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이라는 다소 긴 제목의 청원운동에 나선 것은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독재국가를 떠나온 20대 북한 청년 두 명을 한국 정부가 추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대표 : 이번 사건은 너무 마음 아픈 사건이잖아요. 자식 같은 애들이고…대한민국 땅 밟고 그 자리에서 또 북송되는 걸 봤으니까, 진짜 힘들고 또 저는 인권 활동하면서 대한민국에 제가 이런 경고를 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박지현 대표는 한국 정부에 대한 6가지 요구 사항과 호소문과 함께 직접 의사를 표명해 온 데이빗 앨튼 영국 상원의원 등 몇 몇 개인, 30여 단체, 그리고 2천 명이 넘는 온라인 서명 사이트 등의 자료를15일 한국 청와대와 영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우편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유럽의회, 독일, 호주, 캐나다 등 북한인권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왔던 몇몇 국가 외교부에도 송부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인권단체 ‘성통만사’의 남바다 사무국장도 15일 자유아시방송(RFA)에 유럽연합 한반도 관계 대표단장을 포함해 유엔인권최고대표, 제네바 유엔인권사무소 등에 도움의 손길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바다 사무국장 : 지금 북한과 경제적 혹은 비경제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과 유럽연합 등에 저희가 (다른 단체들과) 같이 편지를 보내서 북한에 대한 언급을 단 한번이라고 해 주시길…
성통만사는 북한인권시민연합, NK워치, 북한정의연대, 열린북한방송, 통일아카데미 등 다른 단체들과 공동으로 범죄 혐의를 받고 추방된 북한 주민이 고문과 처형 등에 처하지 않도록 북한을 압박하는데 국제기구와 단체가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서한 초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잭 랜들러(Jack Rendler) 국제앰네스티(AI) 미국지부 북한담당관도 이들이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거나 고문과 처형에 처해질 위험을 우려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랜들러 북한담당관 : 송환될 경우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 분명한 북한 주민을 송환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교류를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국제앰네스티는 우려합니다.
랜들러 담당관은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 근교에서 북한인권위원회(HRNK)와 한미경제연구소(KEI)가 공동 개최한 북한인권 강연회 직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