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북한에서 살고 있는 집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려는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8일 “요즘 살고 있는 집을 팔아 웃돈을 벗겨(남는 돈으로) 생계를 이어가려는 주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면서“경제난의 악화로 그나마 먹고살만하던 중산층들의 생계에도 타격이 가해지면서 요즘 자기 집을 팔아 가격이 저렴한 집을 사고 남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생각에 갑자기 집을 팔겠다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국경과 인접한 신의주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코로나사태 전에는 부유층들이 많은 지역중 하나였다”면서 “2020년 코로나사태로 국경이 완전봉쇄되어 중국과의 모든 교류가 끊어진 이후 그동안 축적했던 자금으로 지금까지 그럭저럭 살아왔지만 예상외로 코로나 봉쇄가 길어지면서 생활고가 가속되어 마지막 수단으로 살고있는 집을 팔아 생계유지에 보태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집을 팔려는 주민은 많은 반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적어 주택가격은 점점 떨어져 처음 내놓은 가격의 절반까지 내려갔다"면서 “집 평수나 위치, 시설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지만 40평 정도에 내부 시설이 괜찮은 집이 코로나사태 이전에는 내화로 250만원($320)정도에 거래되었지만 지금은 수요자가 없어 절반 가격인 130만원($162)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지금까지 하층에 속하는 일반주민들과는 차별화된 여유있는 생활을 누려오던 중산층이 코로나로 인한 장기간 국경봉쇄로 하위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민들속에서는 하루빨리 국경이 풀려 중국과의 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되길 기대하지만 중앙에서는 주민들의 고통은 무시하고 오직 체제유지에만 몰두하고 있어 인민의 원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부동산 거래는 자본주의 달리 원칙적으로 개인은 부동산을 사고 팔고 할수 없어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1990년 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살림집 관리 통제가 소홀해지면서 개인이 국가의 통제를 피해가면서 암암리에 살림집을 사고 팔면서 거래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사례가 생겨났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를 알고 있지만 말단 간부들은 자기들도 먹고살기위해 부동산 중개인들을 통제하는척 하면서 풀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다보니 현재는 사실상 서로가 공생하는 관계로 됐다는 평가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8일“청진시의 경우만 보아도 집(부동산)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들의 움직임이 지금처럼 활발한 적은 없었다”면서 “다른 업종의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되어 야단인데 오히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현 경제상황과 다르게 돈을 잘 벌고 있으며 집 매매와 관련한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지금의 부동산 거래 상황을 보면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살던 집을 옥수수 5kg과 맞바꾸던 암흑과 같은 시기를 방불케하고 있다”면서 “집 매매를 전문으로 중개해 돈을 버는 부동산 브로커들도 돈벌이 하는 것은 좋지만 마음속으로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이 하루빨리 종료되어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염원에 동조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해주어야 할 당국은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기자 이명철,에디터 오중석,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