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내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핵 포기 등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보인다면 장기적으로는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단체인 IRI, 즉 국제공화연구소 한국사무소와 IRI가 운영 중인 청년 프로그램 ‘BYFY’(By Youth For Youth), 주한네덜란드대사관이 17일 서울에서 ‘북한 아동인권’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임상순 평택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최근 국제사회의 북한 내 아동 지원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관련 활동을 해오던 국제기구들이 코로나 사태로 북한에서 철수했고, 최근 몇 년간 미사일 등 군사도발이 이어지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여론도 악화됐다는 것입니다.
임상순 평택대 교수 :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하고 울릉도 근처에 미사일을 쐈다는데 어떻게 돈을 기부할 마음이 들겠습니까? 우리도 이럴진대 국제사회는 안 그렇겠습니까?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임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 전반이 나아져야 아동 인권 상황도 개선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경제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결의안 채택 등에는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통념과 달리 인도적 지원에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상순 평택대 교수 :아동 인권 등 북한 인권에 대한 강한 공세에 대해선 강한 저항을 합니다. 그에 반해 북한을 도우려고 하는 유엔 기구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임 교수는 단기적으론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직접 지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유엔 기구 등을 통한 간접적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등 태도 변화를 보이는 경우 장기적으로는 경제협력과 개발을 통한 북한 내 아동 인권 개선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한국의 북한 인권단체들이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기구 회의 등 북한과 간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인권 개선 요구 등을 전하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우리 같은 인권단체들이 아동권리협약(CRC) 위원들을 만나서 '북한 당국에 이런 질문을 해 주십시오. 돌격대에 18세 미만 아동들이 있습니다, 아동들이 한 달 내내 농사를 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라고 요청하는 상황입니다.
권 대표는 북한 인권단체들이 CRC와 유엔 국가별정례인권검토(UPR),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관련 행사 등 다양한 통로로 이 같은 의견과 요청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내 아동 인권 침해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한국에서 북한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 참여자는 자신이 겪은 사례를 전하며, 특히 “학교 내 폭력이나 따돌림을 겪어도 보호받을 방법이 없어 무단결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이 모든 것이 당연히 개인 스스로 감당할 문제고 국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탈북민들 중에는 지금도 자신이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 내 아동 인권 개선이 점진적으로 나마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구호물품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등 단기적인 부작용이 있더라도 노력과 응원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IRI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 활동을 펼치는 미국의 민간단체로, 한국사무소 차원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남북한 청소년들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