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가 평양 건설돌격대 기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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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시 5만 호 주택 건설이 4년째 이어지면서 각 지방 공장들이 건설돌격대에 보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아우성입니다. 위에서는 동원 인력을 보장하지 못하면 간부들이 건설장에 갈 각오를 하라고 독촉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23일, 평양 화성 지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지구 3단계 1만호 살림집 건설 착공식이 진행됐습니다.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된 평양시 5만호 주택건설은 2021년 송신 송화지구, 2022년 화성지구 1단계, 2023년 화성지구 2단계에 이어 올해로 4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요즘 각 공장 기업소들이 평양시 살림집 건설돌격대에 나갈 교대 인력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작년 2월에 시작된 화성지구 2단계 건설이 거의 마감돼 다음 달에는 준공식이 열릴 예정인데 바로 3단계 공사가 이어지므로 각 공장 기업소들이 이달 말까지 이미 나가 있는 동원 인력을 교대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돌격대 파견은 과제를 받은 기업은 모두 해당되지만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병이 있는 사람, 가정주부, 애기 엄마, 등 일부 예외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니다.

소식통은 “그러자면 이달 중에 동원 인력을 확정해야 하지만 가겠다는 사람이 없다“며“번호 뽑기로 평양 건설돌격대에 가는 순번을 정한 공장들이 적지 않은데 자기 순번이 되어도 이런저런 개인 사정을 구실로 못 가겠다고 뻗치는(고집부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차례가 된 30대 한 남성 노동자가 5월 말 안해의 해산(아내의 출산)이 예정돼 가을이나 내년에 돌격대에 가게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순번을 바꾸는 걸 모두가 원하지 않아, 결국 북한 돈10만 원(미화 11.8달러)을 주기로 하고 다른 노동자와 순번을 겨우 바꾸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평양 돌격대를 기피한다는 것인데 특히 공장 기업소들의 고민은 돌격대를 선발해 보내야 할 곳이 평양 한 곳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단천발전소 돌격대, 농촌 살림집 돌격대 그리고 곧 시작될 지방 공장 건설에도 인원을 보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평양 건설돌격대의 경우 인원을 확정했다고 끝이 아니라 장기간의 파견 중 사용할 작업복, 비옷, 장화 등의 물품과 용돈을 준비해 주어야 한다”며“각 공장 기업소에서 선발된 동원 인력은 4월 초 집체적으로 모여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간다”고 덧붙였습니다.

온성에서 이번에 보내야 할 건설돌격대 수가 총 몇명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은 화성 2단계 건설 초기 북한이 10만명 청년들이 지원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누구나 돌격대에 가지 않으려 하지만 평양 건설 돌격대는 가지 않으려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에 있는 돌격대는 일하는 도중 사정이 생기면 지휘관들과 사업(로비)해 잠깐이라도 집에 다녀오거나 기한을 앞당겨 다른 사람과 교대할 수도 있지만 평양 돌격대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돌격대 지휘부가 해당 공장에서 보낸 교대 성원이 도착하기 전에는 누구든 절대 집으로 보내지 않는다며 교대 인력이 제때 오지 않아 1년 넘게 돌격대에서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각 공장 기업소에 소속된 노동자가 국가적 공사에 건설돌격대로 동원되는 기간은 보통 2~4개월 정도입니다. 따라서 각 공장에서는 2~4개월마다 교대할 성원을 선발해 파견하는데 평양의 경우에는 교대 기간이 6개월~ 1년 정도로 깁니다. 평양이 일반 주민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