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산가족들, 상봉 앞두고 기대와 불안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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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두고 북한의 이산가족들은 기쁨과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 이산가족들은 상봉 이후 자신들의 언행에 대한 당국의 검열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8일 “지난 6월부터 각 도당에서 관할지역 남조선 출신자의 생존여부와 가족실태를 요해하고 조사에 들어가 무슨 일인지 궁금했는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며 “7월 중순부터 이산가족상봉에 참여할 사람들의 명단이 확정되어 통보되면서 당사자들은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되는 뒤숭숭한 심정으로 대기하고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금강산에 간 주민들을 보면 은행과 행정계통에서 일하는 간부도 있고 농촌에서 일하는 농민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었다”며 “남한출신으로 간부직에 있던 사람들은 상봉행사 전 남조선 친척 앞에서의 언행에 대해 사전교육을 받은 탓인지 농민이나 일반 주민에 비해 더욱 경색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남조선 출신 이산가족들은 경제대국으로 소문난 남조선의 친척과 연결이 되면 앞으로 북남관계가 활성화 될 경우 남조선 친척이 자녀들에게 경제적 후원을 해줄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은행에서 근무하는 한 남조선 출신간부는 나와 대학동창인데 남조선친척을 만나면 경제투자에 대해 토의할 생각임을 밝히면서 이번 상봉행사에서는 남조선친척에게 경제교류와 관련된 발언은 해도 된다는 게 보위부의 지시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상봉 행사 이후 보위부에서 강력한 총화사업을 하겠는데 무슨 말을 어디까지 해야 될지 몰라 두려워 하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용천군에는 이전에 이산가족상봉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있는데 나라에서는 남조선의 친척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선물과 달러현금의 액수를 제한했었다”며 “그나마 받았던 달러도 당국이 이산가족 행사용 옷과 선물, 숙식비용이라며 거둬갔고 남은 돈은 지역 담당보위지도원의 취조와 감시가 심해 뇌물로 바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산가족상봉은 말이 인도주의에 입각한 가족만남이지 결국은 (김정은)체제에 이용되는 정치행사일뿐”이라며 “오히려 보위부에서 거액의 달러를 받고 중국의 일정지역에서 남북이산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비법적인 이산가족상봉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