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반바지 차림으로 장마당과 길거리를 오가는 여성들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옷차림은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라는 주장인데요.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강제로 막아놓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2020)한 북한이 이번에는 또 다시 사회주의 전통을 내세우면서 여성들의 옷차림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부터 신의주 장마당에서 안전부 순찰대가 반바지를 입은 여성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회주의 전통과 생활양식에 맞게 여성들의 옷차림 예절을 지키도록 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를 비롯한 도시에서 점점 반바지를 입는 여성들이 늘어나자 당국이 옷차림 예절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반바지 차림의 여성들을 먼저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어제 반바지를 입고 장마당에 나갔다가 순찰대에 단속된 열명의 여성들은 안전부에 끌려가 비판서를 쓰고, 다시 단속되면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 서류에 수표(사인)하고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바지를 입었다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을 종일 안전부에 가두어놓고 공포를 주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 속에서는 반바지에 무슨 사상이 있냐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평성에서도 사법당국이 반바지를 입고 길거리를 오가는 여성들을 단속하고 있다”며 “여성의 반바지 차림이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에만 해도 여성들은 집이나 그 근처에서 반바지를 입고 다녔지만 올 여름 무더위로 반바지를 입고 장을 보는 여성들이 늘어났다”며 “이에 당국이 여성이 반바지를 입고 길거리를 다니는 것은 사회주의 전통과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다며 통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몇년 전에는 여성의 치마바지(치마 모양으로 된 통이 넓은 바지)를 일본 옷이라고 통제하더니 이제는 반바지를 자본주의 복장이라며 여성들이 입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반바지 기준은 무릎 위까지”라며 “반바지를 입었다가 단속된 여성들은 안전부에서 비판서에 다시 단속되면 법적 처벌을 받겠다고 자필로 쓰고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남성들이 반바지를 입고 거리와 장마당 등을 오가는 것은 통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여성들은 왜 남성은 반바지를 입어도 되고, 여성은 입으면 안되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날이 더워 여성들도 반바지를 입는데 왜 여자만 통제하냐”며 여성을 차별하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