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5일로서 마무리 됩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김성민 북한자유주간 준비위원장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와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노재완 :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김성민 :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5일로서 마무리됩니다.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예년과 비교해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성민 : 올해 북한자유주간에는 페트병(쌀과 USB) 보내기와 물풍선(라면) 보내기를 통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쌀과 USB, 라면 등을 북한에 들여보냈습니다. 물풍선 같은 경우 김정은 얼굴을 형상화한 그림을 넣어서 북한 주민들이 그것을 터뜨리면 그 안에 있는 라면을 먹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 겨레얼통일연대가 중심이 돼 북한 내 자유화투사(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 행사도 가졌습니다. 이 두 가지 행사가 올해 특별히 준비된 행사입니다.
노재완 : 올해 북한자유주간의 주제는 '진리가 그들을 자유케 하리라'입니다. 어떤 의미인지 간략히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성민 : '진리가 그들을 자유케 하리라'는 2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진리를 설파하는 사람들이 누리게 되는 스스로의 자유가 있고요. 또 하나는 진리를 설파하는 사람들에 의해 북한 주민들이 진리를 알게 되는 자유가 있는데요. 사실 저희 탈북자들은 그동안 북한민주화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그냥 앞만 보고 달려왔죠. 하다가 넘어지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과정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북한자유주간을 통해 저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노재완 :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지난 2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도 공개했는데요. 서한의 핵심 내용은 뭡니까?
김성민 : 서한은 누구 한 사람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에 있는 탈북자 단체장들의 뜻과 의지가 모두 모인 겁니다. 김정은을 향해서 지금까지 미국이 말해왔던 비핵화 방식(CVID)을 확실히 얘기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비핵화 선언은 김정은 정권의 음흉한 흉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모두 숨겨놓고 핵무기를 다 없앴다고 말할 수 있거든요. 또 핵기술이 있는데 기술까지 통째로 없앨 수 없잖아요. 그래서 미북 정상회담 때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따져 봐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께 청원했습니다. 사실 북한의 핵을 없애려면 북한 사회가 민주화가 돼야 하고 북한 사회가 민주화가 되려면 인권 문제가 반드시 얘기돼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 인권 문제의 가장 핵심은 정치범수용소 해체입니다. 이런 것들을 우리 탈북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께 다 말씀드렸습니다. 김정은이 정말 체제보장을 인정받으면 북한 주민들은 영원히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노예 상태에 있는 북한 주민들을 해방시켜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노재완 :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습니까?
김성민 : 네, (이메일 통해서) 백악관에 보냈습니다. 백악관에서도 서신을 받았다는 통지서를 우리한테 보내왔습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끝나는 대로 수잔 숄티 여사가 미국으로 돌아가서 백악관에 있는 책임 있는 분들에게도 전달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읽어볼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노재완 :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다뤄지지 않아 탈북자들과 인권단체들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압니다. 북한 인권단체들의 분위기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성민 : 지금 북한 인권단체들은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전에 한변(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을 비롯해 탈북자 단체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또 언론 등을 통해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남북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줄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체제 변화가 없는 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체제 변화를 시도할 리가 없습니다. 이럴 때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지금 북한에는 탈북자 3명을 포함해 6명의 한국인이 억류돼 있습니다. 그리고 10만여 명의 납북자가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김정은에게 이 문제를 제기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미국 억류자 3명을 석방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억류자 3명이 석방된다면 남북 정상회담에서 자국민들을 석방시키지 못한 한국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겁니다.
노재완 : 한국 정부가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대북전단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한 상황인데 당장 5일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있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김성민 :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지금 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내일(5일) 정오에 말씀하신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할 겁니다. 다른 탈북자 단체들도 박상학 대표가 나가면 다 따라나설 겁니다. 우리는 민간단체입니다.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하는 탈북자들의 활동은 정부가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민간단체가 하는 대북전단 살포는 가만히 놔두는 게 더 좋습니다. 그래야 남북대화 때 협상력도 생깁니다. 이마저 못하게 한다면 좋아할 사람은 김정은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 네,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성민 북한자유주간 준비위원장이었습니다.
김성민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