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의 사망에 국가장을 결정하고 전국의 모든 주민들에게 애도기간 엄숙한 분위기로 생활하라는 지시를 하달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이례적으로 고위 간부의 사망에 대해 모든 주민들에게 애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오늘 아침 도내의 모든 공장 기업소, 단체들에 긴급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노동당 전 비서였던 김기남 동지가 사망했으니 모두가 애도하라는 것”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침 9시, 청진시 포항구역의 한 아파트 건설장에서 현장 노동자들을 긴급 소집했다”며 “도당에서 오늘부터 3일간 일체 노래도 부르지 말고 큰 소리도 내지 말며 엄숙한 분위기에서 김기남동지를 애도하라는 중앙의 지시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시에서 ‘노동당 전 비서인 고 김기남 동지의 장례를 국가장례로 치룬다’고 전했다”면서 “마치 김일성, 김정일이 사망한 것처럼 일체 노래를 부르지 말고 가족의 경조사도 금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애도지시가 전달되자마자 거리와 건설장을 뒤흔들던 방송차의 노래소리가 뚝 끊겼다”면서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귀가 아프게 건설장에 울려 퍼지던 방송원의 격앙된 방송도 중단되고 삽시간에 현장은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고위 간부의 사망에 대해 당에서 국가장을 선포하고 전체 주민들에게 애도를 지시한 것을 보면 그가 김정은 시대에 얼마나 큰 중추적 역할을 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오늘 아침 갑자기 온 나라가 애도 분위기에 휩싸였다”면서 “한 고위간부의 사망에 대해 당국이 전체 주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지시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온 나라 전체 인민이 당의 '지방발전 20×10정책' 관철에 나서서 한창 들볶이고 있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런데 오늘 아침 갑자기 당에서 고 김기남동지를 3일 동안 애도하라며 국가장을 선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당국은 주민들에게 3일 애도 기간에는 가정에서든 외부에서든 어떤 노래도 부르지 말 것과 심심한 애도의 심정으로 조용히 보낼 것을 재삼 강조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당국의 지시에 일부 주민들은 ‘별일을 다 본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김정은을 사수하라고 선동한 그를 우리(주민들이)가 왜 애도해야 하냐”는 말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 총비서가 김 비서의 빈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매체들도 이날 ‘북한의 괴벨스’라 불리며 김씨 일가 3대 세습을 위한 정당성 확보와 우상화 작업을 지휘했던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비서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