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지역마다 자리하고 있는 국립도서관 '미래원'이 청소년 게임장을 유료로 운영하며 자금 마련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각 시, 군에는 도서와 과학기술 자료 등을 대출해주는 국립도서관 ‘미래원’이 있습니다. 국가통신망(인트라넷)과 연결되어 있어 전자파일 형태로도 도서를 대출해 전자도서관으로 불리우고 있는데, 이곳에 최근 유료 게임장이 들어섰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7월 정주시 ‘미래원’에 전자오락실(게임장)이 들어섰다”며 “청소년(10~19살)을 위한 게임장이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게임장 공간에는 30여대의 컴퓨터가 책상에 있고, 컴퓨터를 켜면 시 미래원이 국가 정보기술교류소에서 구입한 각종 게임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게임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등 IT(정보·통신기술) 전문개발업체가 개발하고 국가 심사 후 공식 게임으로 등록됩니다. 등록된 게임은 국가 정보기술교류소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 등에 설치된 게임 앱을 통해 판매하고 그 수익의 70%를 게임 개발자에게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시, 군에 자리한 국립도서관 ‘미래원’이 국가의 승인으로 IT기술자들이 개발한 각종 게임을 정보기술교류소를 통해 전자결제망으로 구입해 운영하는 게임장은 합법입니다.
그는 이어 “게임장 입장료는 없지만 컴퓨터를 이용해 게임을 하려면 시간당 2천원(미화 0.24달러)을 선불로 내야 한다”며 “1시간이 지나면 돈을 다시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은 보통 한번에 2~3시간, 게임장 입구에 (음식)매대가 있어 간식을 사먹으며 게임을 하려면 2~3시간에 5천~8천원(미화 0.6~0.96달러)이 소비됩니다. 북한에서 5천원은 4인 식구 한끼 식량가격이어서 적은 돈이 아닙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최근 덕천시 ‘미래원’에도 전자오락실(게임장)이 운영된다”며 “학생도서관 옆에 있어 청소년게임장이라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덕천시에는 학생도서관과 시 도서관이 따로 운영되었으나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 정책이 중시되면서 2015년 학생도서관과 시 도서관을 합쳐 ‘미래원’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는 이어 “‘미래원’에는 성인 도서관과 학생도서관, 과학기술보급실과 원격강의실 등이 꾸려져있다”며 “성인보다는 학생들이 주로 게임을 즐기므로 학생도서관 옆에 게임장을 설치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게임장에는 가끔 어른도 온다”며 “청소년은 주로 전투게임, 스포츠게임 등을 즐기며 어른은 장기나 주패(카드)게임 등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
소식통은 “게임장은 대학을 졸업한 도서관 사서가 관리한다”며 “게임장 수익은 ‘미래원’ 운영 자금으로 이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생산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도 다양한 게임 앱을 설치할 수 있지만 300달러 정도의 스마트폰과 태블렛은 청소년들이 구입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전자도서관‘미래원’게임장에서 게임을 즐긴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게임장에는 상류층과 중산층, 일반계층 부모의 자녀들이 오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도 게임장에 갈 용돈을 줄 수 있는 일반계층 부모들과 달리 상류층이나 중산층 자녀들은 부모에게 받는 용돈이 많아 게임장에서 5시간 이상 보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