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보수진영 행사서 북 인권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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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최대 규모의 보수 진영 행사로 꼽히는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탈북민의 경험담을 통한 북한 인권 문제가 조명돼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미 보수주의 진영의 대표적인 연례행사 CPAC(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 즉 2022 보수정치행동회의가 24일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올해 특이한 것은 회의 첫날에 ‘나는 공산주의 북한을 탈출했다’라는 주제로 북한의 열악한 인권을 조명하는 시간이 따로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이날 댄 슈나이더 미국보수연합(ACU) 사무국장은 7년 전 가족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이현승 씨와 함께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씨는 현재 하와이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원코리아네트워크’(OKN)의 워싱턴 지국장으로 북한 인권증진 등과 관련한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날 슈나이더 사무국장은 행사에 모인 사람들을 위해 북한에 대한 소개를 이 씨에게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탈북하기 전 북한에서 30년을 살았다는 이 씨는 만약 이 곳이 북한이었다면 CPAC과 같은 대규모 정치행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현승 씨: 우리는 오늘 이처럼 매우 화려한 호텔에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었다면 당국의 허락없이 이런 호텔과 같은 한 장소에 모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아울러 이 씨는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통제로 이동의 제약이 심할 뿐 아니라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의 운명이 한 사람(김정은)의 결정에 좌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씨는 이어 슈나이더 사무국장이 “만약 당신이 북한에 있었고 이웃에게 독재자 김정은의 부조리에 대해 지적하면 어떻게 되느냐”라고 던진 질문에는 북한에서는 이를 매우 중대한 범죄로 여겨, 적발될 경우 3대가 처벌을 받는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지적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씨는 또 이같은 범죄에 연루돼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는 평생 동안 그곳에서 살아야 한다며, 북한 정권이 이들을 사회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슈나이더 사무국장은 “독재는 사악한 것(Authoritarianism is evil)”이라며 북한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등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공화당 소속으로 미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마샤 블랙번(테네시) 상원의원도 지난 19일 미주 한인단체의 한 행사에 화상으로 출연해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인권을 옹호해야 할 공동의 의무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Today, we are faced with challenges most of us never anticipated but our collective duty to champion human rights in spite of these challenges has not changed.)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인권에 관한) 이러한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동반자 관계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The allianc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partnerships in this fight.)

블랙번 의원은 또 “우리가 함께 연대하는 일은 학대를 받는 이들, 즉 북한난민들과 세계 여러나라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나아가 “결코 북한의 독재자가 우리의 외교를 좌지우지하게 놔둬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북한 인권문제를 묵인하거나, 서류상으로만 다루는 것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항한 수많은 북한 주민들과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해서, 또 많은 죄없는 사람들, 여성과 아이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