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영국의 데이비드 올턴(David Alton) 상원의원은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가 심각한 인권 유린 문제라고 지적하며, 중국 당국에 의한 이들의 강제북송이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턴 의원은 미국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7일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많은 탈북여성들이 탈북 중개인에 의해 강제로 매매돼 인터넷 음란 대화사이트,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거나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의회내 '북한에 관한 상∙하원 의원모임(APPG NK)'의 공동의장인 올턴 의원은 탈북 전문 중개인들이 탈북여성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 북한 내 연결망을 통해 탈북여성을 모집하는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신매매 뿐 아니라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된 탈북여성들이 강제북송 돼 신체 및 정신적 폭력과 성폭력, 중국인 남성 사이에서 가진 아이에 대한 강제 낙태까지 강요받는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송 후 심각한 처벌을 받는 탈북민들을 국제적 '난민'(refugee)으로 규정해 보호해야 함에도 오히려 중국 정부가 이들의 강제 북송에 협조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개인의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국가로 송환을 금지하는 유엔의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에 따라 탈북민들도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올턴 의원: 중국으로의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는 강제 노동, 강간, 성폭력 등을 포함한 매우 심각한 인권유린입니다. 중국은 송환 후 탈북민들이 처하는 상황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남성, 여성, 아동을 모두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올턴 의원은 또 탈북여성과 중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나 출생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신분이나 국적조차 없이 살아가는 자녀가 3만 여명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Greg Scarlatoiu)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당하고 강제 북송돼 수용소에 갇혔던 탈북여성들은 강제 낙태를 당하거나 임신 중에도 중노동에 시달리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특히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북한 내 인권상황이 더욱 열악해졌을 것으로 우려하면서, 중국과 북한이 유엔 인권 담당자들의 방문을 통해 중국 내 탈북민, 북한 내 여성 및 아동들의 인권과 안전에 대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선 영양 상태와 같은 일반적인 조사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인권 상황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과 중국 당국에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나 유엔인권이사회 조사관의 방문을 허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통해 코로나 19 이후 취약계층들의 영양과 같은 일반적인 인간안보(human security)에 대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강제북송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과 중국 내 탈북민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한편 영국에 정착해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탈북민 박지현 씨는 탈북여성의 80%가 인신매매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함께 회의에 참석한 박 씨는 여권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 북한주민들은 중국에 의한 강제 북송 위험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며, 탈북민들을 위한 임시여권을 발급하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