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예 변호사 “북 인권유린 ‘책임규명’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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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170여개국 8만 여 변호사들의 모임인 국제변호사협회(IBA)가 매년 선정하는 '젊은 변호사상' 수상자로 한국계인 강다예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변호사가 선정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을 촉구해 온 강 변호사의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기자: 먼저 축하드립니다. 지난9일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권위있는 국제변호사협회로부터 가장 우수한 젊은 변호사로 선정됐는데요.

강다예 변호사: 2008년 설립된 이 상(IBA OUTSTANDING YOUNG LAWYER AWARD)은 매년 자신의 분야에서 직업적, 도덕적 탁월함을 보인 35세 이하 변호사들 중 단 한 명에게 수여됩니다. 저는 이 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인이자 최초의 호주인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영광스럽고 제가 수상 자격이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지위가 제가 열정을 갖고 추진해 온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가정폭력, 회복적 정의, 법률 조언을 받을 권리 보장 등의 분야에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영어권에서 자란 한국계 법조인으로 제가 가진 언어 능력과 법률지식을 제가 속한 공동체, 법조계, 그리고 북한인권을 위해 더 많이 기여하는 기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유엔 COI 즉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2014년 발간한 보고서의 후속 작업 등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해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좀 소개해 주실까요?

강다예 변호사: 한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시민연합(NKHR)과 함께 공동작업을 했는데요.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관한 증거를 제시한 방대한 COI보고서는 향후 인권유린 책임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위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책임추궁 문제에 있어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돕기 위해 6개월 간 설립된 책임자 처벌을 위한 유엔 전문가단(The group of independent experts on accountability)이 구성되었는데, 저는 2016년 반인도범죄 조사와 법적인 조치 즉 전환기정의(Transitional Justice)에 관한 연구 조사 결과를 담은 전문가단 보고서 작성에 기여했습니다. 전문가단 보고서는 2017년 2월 발간돼 다음달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됐습니다. 또한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에 북한 여성 인권 보고서(They Only Claim That Things Have Changed: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in the DPRK)도 제출했지요.

기자: 북한의 법률을 영어로 번역해 인터넷 상에서 제공하고 계신다면서요?

강 변호사: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제가 2017년 35명 이상의 탈북여성을 인터뷰했는데 북한이 7년 전인 2010년 '여성권리보장법'을 제정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불과 한, 두명이었어요. 한국 정부가 인터넷상에 제공하는 북한법령목록에 수록된 법령을 조항마다 번역해 이를 인터넷(www.lawandnorthkorea.com)에 올리고 있습니다. 올 봄부터 시작해 239개 법령 중 1/4정도 번역했는데 계속해 마무리할 것입니다. 지금 영문으로 볼 수 있는 북한법이 몇 가지 없고, 십 수 년된 오래된 문서도 있어 도전했습니다. 이를 기초로 더 좋은 번역, 더 풍부한 통일과 북한법 연구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번역이 완성되면 영어권에서도 북한 내 인권유린과 국제범죄 등을 비교, 분석에 활용할 수 있겠지요. 현재 멜버른의 모나쉬대학 박사과정에서 가정과 성폭력 피해자의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Processes for Survivors of Sexual and Family Violence)에 관해 연구 중입니다. 제가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갖고 북한인권 문제에 이런 연구를 접목하려 합니다. 또한 더 많은 한국,북한, 전 세계 모든 한국인들이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특히 인권 유린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해 활동하길 바랍니다.

기자: 국제변호사협회 젊은 변호사 위원회의 위원장 두 분(co-chairs of the IBA Young Lawyers Committee)이 공동으로 강 변호사를 선정한 이유를 밝히는 성명을 읽었습니다. 가끔 모든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주목해야 하는 젊은 변호사가 있는데 강 변호사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유린 가해자에 대한 책임추궁과 피해자에 대한 정의구현 문제 등 국제법에 있어 심오하고 탁월한 기여를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강 변호사: 제 박사과정 연구에서 피해자들은 법적 처벌, 정신적 치유 등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정의구현을 원합니다. 북한 인권 유린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북한 내 인권 가해자에 대한 책임추궁을 위해서 법의학이나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전문가로서, 혹은 피해자로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형태의 정의가 실현되도록 조사와 증언에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북한인권 피해자들이 그들을 기억할 기념관을 설립하기 원하는지 등도 알아보고 북한 내 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앵커: 국제변호사협회(IBA)에 의해 지난9일 올해의 '젊은 변호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강다예 변호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