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감독 북 인권 영화, ‘뉴욕영화제’ 진출”

0:00 / 0:00

앵커 :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의 북한인권 고발 신작 영화 '사랑의 선물'이 다음달 16일 뉴욕의 한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효과음) 남편: 내가 몇 번을 말했니, 응? 어떻게든 절약하고 또 절약해서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상이군인이 된 남편과 사랑하는 딸을 위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한 여인의 고통스러운 삶을 생생히 묘사한 영화 ‘사랑의 선물.’

1999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김규민 감독의 이 새 작품은 다음달16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회 겨울영화제(8th Annual Winter Film Award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경쟁부문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김 감독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신이 살던 황해도의 한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소개했습니다.

김규민 감독 :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몸까지 팔면서 살았던 한 여성이 북한이라는 사회 제도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과 사악함 때문에 죽어갈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딸의 생일날 하얀 쌀밥과 고깃국 상차림을 마련한 아내와 사회주의적 자력갱생과 간고분투를 강조하는 충성심 강한 남편. 아내는 사랑하는 딸에게 새 옷을 사주지 못한지 몇 년인지 아느냐며 오열합니다.

(효과음) 아내: 자력갱생 간고분투요? 뭐가 있어야 자력갱생이고 간고분투고 하죠? 밥 못 먹은 지가 몇 달이나 됐고…

김 감독은 ‘사랑의 선물’이란 김 씨 부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주는 선물을 의미하는데, 김 씨 왕조가 주민들에게 준 선물이란 수 백만 명이 아사한 것으로 알려진 ‘고난의 행군’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규민 감독 : 영화제에서 제 영화를 상영하는 날(2/16)이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생일이에요. 수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당사자의 생일날이잖아요? 미국까지 도달하는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가 핵무기가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제 입장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죽어가고 있는 수 많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도 분명히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김 감독은 다음달 말 개최될 예정인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북한 측에 반드시 거론해 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랑의 선물’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런던국제영화감독축제(2/18-2/23) 경쟁부문에도 진출했다고 김 감독은 밝혔습니다.

‘사랑의 선물’은 지난해 영국 런던독립영화제와 미국 영예의 영화제(Accolade Global Film Competition) 해방·사회정의·항거 특별상(Liberation/Social Justice/Protest, Award of Excellence)을 수상했고, 지난 24일에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 라파이에트 시에서 열리는 베이유국제영화제(Cinema on the Bayou Film Festival)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영화제,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사랑의 선물’은 김 감독이 북한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주제로 제작 중인 다섯 편의 ‘겨울나비’ 시리즈 즉 연작 중 두 번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