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대표 ‘제2회 북한인권상’ 받아…“죽는 날까지 북 인권 개선 위해 헌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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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즉 한변이 북한 인권 개선에 헌신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북한인권상 수상자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선정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즉 한변이 북한 인권 개선에 헌신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북한인권상.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북한인권상 수상자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선정됐습니다.

올해 수상자인 김성민 대표는 지난 1999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출신으로, 2004년부터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설립한 자유북한방송을 15년 동안 운영하며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국제사회에 고발해 왔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뇌종양으로 전이된 폐암 4기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북한 인권단체들의 연대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북한 내 민주주의를 위해 죽는 날까지 헌신하겠다며 북한인권상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2016년 시행된 한국 내 북한인권법이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 탈북자를 보호하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 의지를 격려할 수 있는 북한인권법이 아직 실질적으로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한국 내 3만여 탈북자들에게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삶의 의미와 명분을 준 법이며 동시에 2300만 북한 주민에게 한국의 가치와 존재를 일깨워준 법입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증진에 필요한 조치들을 담은 북한인권법은 지난 2005년 한국 국회에서 처음 발의돼 11년 만에 시행됐지만 핵심 내용인 북한인권재단 설립조차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성민 대표는 이날 시상식 직후 자유아시아방송 기자와 만나 북한 주민들이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려 북한인권법 실행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방송 활동을 통해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 북한 주민들도 여기에 동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권 유린 상황을 적극적으로 한국에 알려 북한인권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상 사람들이 알도록 해야 합니다.

또 최근 탈북자 지원이 위축돼 있는 한국 내 분위기를 언급하며 한국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메쉬 포카렐(Imesh Pokharel)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 부소장도 김 대표의 북한인권상 수상을 축하했습니다.

이메쉬 부소장은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가 철저히 통제되고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돼 정권을 비판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북한 내 현실을 언급하며 이들의 목소리를 전해 온 김 대표의 수상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노고와 헌신을 방증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메쉬 포카렐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 부소장 : 북한 내에서는 정권을 비판하거나 정책에 대한 견해를 표현하면 구금되거나 목숨을 잃을수도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전하려면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홍일표 국회인권포럼 대표의원을 비롯해 이주영 국회부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한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인권법 시행 3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도 열렸습니다.

권성 전 헌법재판관, 이용우 전 대법관 등 각계 전문가들도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한국 북한인권법과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한 탈북민 정착 지원제도 개선방안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참석자들은 북한 인권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다루는 핵심적인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홍일표 국회인권포럼 대표의원 :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라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보장될 때 비로소 평화가 오는 것이지, 핵무기를 갖고 장난치는 협상에서 평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 정부가 핵 협상을 하면서 인권을 의제로 올려서 인권 대화를 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 정부 차원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국회가 이른바 ‘탈북민 모자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 탈북자가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탈출할 때부터 한국에 들어와 완전히 국민으로서 뿌리를 내리고 세계 시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립 생활을 할 때까지 전 과정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참석자들은 탈북자 지원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김형수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탈북자가 북한 주민이 아닌 한국 국민이라는 사실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권력층과 북한 주민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교육이 한국 내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즉 한변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회 북한인권상 시상식’을 가졌고 당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첫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