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민간의 하나원 조사 중단 3년만에 조사단체 공모

0:00 / 0:00

앵커 : 한국 통일부가 탈북민들의 한국 사회 적응교육시설 내의 탈북민들에 대한 북한인권 실태 조사를 진행할 민간단체를 공모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0년 1월 민간단체 차원의 하나원 조사 중단 이후 3년여 만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9일 북한인권에 관한 민간의 자율적인 조사,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즉 하나원에 출입해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할 민간단체를 공모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하나원 조사 단체로 선정된 민간 기관은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본원 및 강원도 화천 분원에 대한 출입 조사와 관련한 행정적인 지원을 받게 됩니다. 북한인권 실태를 위한 조사 대상은 하나원 기수별로 각 1회씩, 10명까지 가능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북한인권실태 조사와 관련해 민간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 계기에 정부와 민간이 협력을 높여 민간의 연구와 정부의 실태조사가 상호 보완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원에 대한 민간차원의 조사는 통일부의 용역을 받은 북한인권정보센터, NKDB가 지난 2019년까지 진행한 이후 사실상 중단돼 왔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통일부의 연구 용역 기관으로서 NKDB의 조사 결과물은 그동안 통일부의 소유로 귀속됐지만 이번 공모에 따라 선정되는 단체는 조사 결과를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에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조사하게 됨으로써 그 결과도 민간이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9년까지 하나원 내 탈북민들에 대한 북한인권 실태 조사를 진행해 왔던 NKDB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환영에 입장을 표하며 해당 공모에 참여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NKDB) 소장: 3년 만에 정부 차원에서 인권 조사 재개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비롯해서 북한인권단체들이 어떤 수준, 어떤 방법으로 참여할 것인지 자체적인 검토를 하고 필요하면 정부와 세부적인 논의를 할 계획입니다.

앞서 NKDB는 하나원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2020년 3월 통일부로부터 조사 중단을 통보 받은 바 있습니다.

2020년은 미북 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북, 미북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NKDB에 대한 급작스러운 하나원 조사 중단 통보는 ‘북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NKDB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당시 통일부는 NKDB와의 하나원 조사를 위한 사업 계약을 앞두고 조사 대상자를 매달 30% 추가 감축할 것을 요구했고 단체 측이 이 같은 요구를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 후인 2020년 3월 통일부는 NKDB에 조사 중단을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NKDB는 지난해와 지난 2021년, 매년 발간해오던 북한인권백서와 북한종교자유백서 등을 발간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NKDB는 1999년 하나원 개원 이후 통일부와 하나원 입소자에 대한 북한인권 실태 조사를 시작해 지난 2004년부터는 하나원 입소자 전수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통일부의 공식 위탁 사업자로 선정돼 하나원 내 북한인권 실태조사를 사실상 전담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