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농민들, ‘빛좋은 개살구’ 새 살림집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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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원돌격대가 지난해 양강도에 건설한 농촌 살림집들이 주택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당원돌격대가 지난해 양강도에 속전속결로 건설한 농촌 살림집에서 여러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설계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0일 “텔레비죤(TV)에서 새로 건설한 농촌 살림집을 연이어 소개하는데 지금처럼 건설하면 부족한 농촌의 주택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농촌의 주택난을 해결하려면 기존에 있던 살림집을 허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농촌의 주택난을 해결하려면 기존의 살림집들을 허물지 말고 새로운 부지에 살림집들을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농촌에 건설하고 있는 살림집들은 이미 있던 살림집들을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존의 살림집들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살림집을 건설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농촌의 주택난을 해결할 의지가 없이 외부 세계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농촌 살림집 문제를 적들의 반공화국 책동을 저지하기 위한 대적투쟁으로 몰아가는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적들이 정찰위성으로 우리 공화국의 낙후한 건물들을 사진으로 찍어 반공화국 모략 선전에 악용하고 있다고 수차례나 강조했다”면서 “적들의 모략책동을 짓부수기 위해 살림집 현대화를 다그쳐야 한다고 거듭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적들의 반공화국 책동을 짓부수기 위한 대적투쟁의 일환으로 해마다 도시 살림집의 외부 공사와 지붕 공사를 다그쳤다”며 “그러다가 2021년부터 낙후한 농촌 살림집의 현대화에 주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경우 지난해 7월 중순부터 농촌살림집 건설을 시작해 다른 지역에 비해 건설 실적이 제일 낮았는데 양강도에서만 약 580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농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양강도의 농촌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새로 지은 살림집에 입주했다”며 “입주할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겨울을 맞으니 그동안 방심했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농촌 살림집의 문제점들에 대해 소식통은 “입주한 살림집들은 상하수도가 없는데다 위생실(화장실)도 형식적으로 만들어 마을 변두리에 지어 놓은 공동변소를 이용해야 한다”며 “가축이나 텃밭은 농촌의 기초생활 수단인데 이런 문제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북한 농촌 살림집에는 상수도가 설치돼 있지 않아 농촌 주민들은 강물이나 가까이 있는 샘물로 식수와 생활용수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수도 역시 마찬가지로 설치율이 낮은 데다 양강도의 경우 겨울철 땅이 2미터 이상 얼어 붙기 때문에 개별적인 정화조 설치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런 형편이어서 살림집에 딸린 화장실은 사용할 수가 없어 주민들은 화장실을 창고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새로 지은 농촌 살림집들은 집안의 난방을 보장하지 못해 벽에 성에가 끼고 벽지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면서 “양강도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 섭씨 30도가 넘게 내려가기 때문에 예전부터 단열효과가 높은 진흙이나 백두산 부석(화산재)으로 살림집의 벽을 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그러나 지금 짓는 농촌 살림집들은 일부 땅집(단층집)에만 진흙으로 만든 토피(흙벽돌)를 사용했을 뿐 2층 이상 아파트들은 모래와 시멘트로 만든 블로크(bloc)를 사용했다”며 “모래와 시멘트로 만든 블로크 살림집은 냉기를 전혀 막지 못해 농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