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회령시 당국이 과거 브로커로 한국과 전화 연계 일을 했던 주민들을 뒤늦게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주민 소식통은 지난 22일 “과거 한국과 전화 연계를 해주던 (전직) 전화 브로커 3명이 10일 한밤 중에 갑자기 들이닥친 보위부에 의해 영문도 모르고 잡혀갔다”면서 “이들을 갑자기 보위부에서 왜 데려갔는지 아직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보위부에 잡혀간 3명은 몇 년 전에 전화 연계 브로커 일을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만 둔 상태였다”면서 “가족들도 백방으로 체포 사유에 대해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보위부에서는 기다리라는 답변 외에 정확한 상황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이 관련 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이들의 체포 사유를 알아본 데 따르면, 회령에서 살다가 탈북해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던 남성이 올해 초 중국에 들어왔다가 북한 보위부에 납치되어 북송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전화 브로커 일을 하던 3명의 체포 사유도 이와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한국에 정착했다가 중국에서 납치된 이 남성은 한국에 가서도 북한과 전화 연계를 하면서 북한 내부 서류수집이나 탈북을 돕는 사람(브로커)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위부 진술 과정에 이번에 잡혀간 3명의 이름도 거론되어 연관 관계를 따지려고 갑작스럽게 체포해 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26일,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이 중국에서 북한 보위부 요원에 의해 납치된 후 북송되는 사례를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와 그 방지책이 있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한국) 정부는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사건-사고 또는 해외 위난 상황에 처한 경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울러 (한국) 정부는 해외 체류 탈북민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 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갈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에 북한보위부에 납치된 이 남성이 중국에 들어온 것도 북한관련 서류를 넘겨받기 위해 북한에 있는 지인들과 연계 과정에서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6월 회령에서 한국과 전화 연계를 하던 브로커가 북한 내부 서류를 비롯해 내부동향을 전화를 통해 한국에 넘겼다는 죄명으로 간첩으로 몰려 총살당한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1월3일 ‘국가기밀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시장 물가 동향도 국가 비밀에 속해 불법 전화를 통해 외부(한국)에 마음대로 발설하면 반역죄로 처벌받는다고 경고하고 있어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온성군 소식통은 22일 “온성군에서도 조용히 움직이면서 한국과 전화 연계를 해주던 전화 브로커 몇 명이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회령시에서 일어난 사건 이후로 종적을 감추었다”면서 “이들도 이번 기회에 잘못 걸리면 본인들에게 차려질 불이익이 두려워 당분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회령시에서 체포된 전화 브로커들도 과거 불법 (외부) 전화를 하면서 외부에 내부동향이나 비밀에 속한 내용을 전한 게 없는지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체포해간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요즘 들어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면서 당국이 살벌한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