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독교가 엄격히 금지된 북한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죽음을 포함한 모든 위험을 감수하면서 12월 25일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다고 국제 선교단체이자 박해 감시기구가 전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오픈도어즈’(Open Doors USA)는 최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성탄절을 기념하는 종교행위 자체가 범죄인 5개국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인적이 드문 숲 속에 몰래 모여 성탄절 예배를 드리는 등 완전히 비밀리에만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노동교화소에서의 사정은 이보다 더 안 좋습니다. 노동교화소에 수감된 기독교인들은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악취가 가득한 옥외 여자화장실 구석에 몰래 모여 속삭이듯 성탄절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오픈도어즈는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놀랍게도 많은 북한 기독교인들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성탄절에 모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몇몇의 기독교인들에게는 심지어 말소리를 내는 것 조차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격려의 모임만 몇 분 정도 간단히 갖는다”면서, “한 가정 전체가 기독교인일 경우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한 것을 준비할 수 있으나, 이 역시 철저히 이웃들 몰래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 단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년에 성탄절을 금지하고 대신 그의 조모 김정숙의 생일인 12월 24일을 기념하라고 북한 주민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탈북민인 존 최 씨도 북한 주민들은 성탄절이 종교적으로 어떠한 날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이 단체에 전했습니다.
한편, 이 단체는 북한과 같이 성탄절 기념이 금지된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 소말리아, 타지키스탄 즉 따쥐기스딴, 부르나이 즉 부르네이 등을 지목했습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7월 미국 국무부가 사상 처음 개최한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국제회의’(Ministerial to Advance Religious Freedom)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에서는 단지 기독교 성경책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사형죄가 되며, 기독교인으로 확인된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처형되거나 가족들까지도 함께 강제수용소(gulag)로 보내진다면서 북한의 기독교 탄압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 : 한국에서 기독교가 번영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의 기독교 탄압은 지구상에서 경쟁자가 없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01년부터 북한을 중국, 이란, 미얀마 등과 함께 ‘종교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