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라선경제특구의 외국인 관광을 공식 재개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외화벌이와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웨덴(스웨리예)에 본사를 둔 북한 전문 여행사 ‘코리아 콘설트’(Korea Konsult)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늘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한 라선경제특구를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리아 콘설트 관계자]네,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선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평양은 아직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북한의) 다른 지역에 대한 정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선경제특구는 북한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1991년 지정한 특별경제구역으로, 함경북도 북동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분에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인을 대상으로만 라선 관광을 부분적으로 허용했는데, 이제 중국인과 유럽인 등 모든 외국인으로 대상을 전면 확대한 것입니다.
코리아 콘설트는 “현재 북한 관광에 관심을 보이는 유럽인들이 많다”며 “16일 하루에만 15~20건의 북한 관광 문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코리아 콘설트 관계자] 코로나 대유행으로 2020년 1월 이후 5년간 관광이 중단됐기에 북한을 방문하려는 대기자가 많습니다. 저희 사무실이 있는 스웨덴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영국 등 다양한 유럽 국가에서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북한 전문여행사인 ‘영파이오니어투어스’(Young Pioneer Tours∙YPT)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관광이 재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매우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YPT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들이 라선경제특구를 방문할 수 있으며, 초기 방문객들은 최대 5일간 체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 방문객들은 정식 여권 대신 북한 단일 입국을 허용하는 특별 여행 허가증을 통해 입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콩 여행사 ‘트래폴러’(TravPholer)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관광 허용 소식을 전하며, 라선경제특구에 이어 다른 도시들도 차례로 개방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트래폴러는 북한 관광 상품 접수를 시작했으며, 올해 총 13차례의 관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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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사 ‘고려투어’와 ‘KTG’ 역시 이날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라선경제특구가 관광을 위해 공식적으로 개방됐다고 알렸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과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관광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꼽힙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의 조나단 코라도(Jonathan Corrado) 정책국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최근 1년간 원화 불안정을 겪었기에 (라선경제특구 외국인 관광 재개를 통해) 외화를 유입해 정권의 금고를 채우고 국내 통화 충격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러한 북한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라도 국장은 “북한의 자연경관은 아름답지만, 금강산과 같은 역사적, 문화적 명소는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한국인이나 중국의 조선족에게 더 매력적”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한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관광지가 많다”며 “북한은 전체주의 정권으로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