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이산가족 4명 중 3명, 북한 가족 ‘생사’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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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에 있는 남북한 이산가족 가운데 4명 중 3명은 북한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24일 발표한 ‘2024년 제4차 남북 이산가족 실태조사’ 결과.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103명 중 75.5%(3,852명)는 북한에 있는 가족, 친지의 생사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북한에 있는 가족, 친지의 생사를 확인했다는 응답자 1,251명 중 상봉, 서신 교환, 통화 등 교류를 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다섯 명 중 한 명 꼴인 20.9%(261명)에 그쳤습니다.

응답자의 77.2%는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이산가족 정책(복수 선택)으로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사망 시 통보제도’를 꼽았습니다.

이어 ‘상봉 정례화’가 37.5%, ‘서신교환 제도 마련’ 18.2%, ‘화상 상봉 활성화’ 11.8%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교류 수요가 감소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응답자에게 각종 교류사업에 대한 개인별 참여 의향을 조사한 결과, ‘생사 확인’에 대해 62.3%, ‘상봉’ 57.2%, ‘서신 및 영상편지 교환’ 52.1%, ‘고향방문’ 43.0%로 나타났는데, 지난 2021년 조사에 비해 모두 하락한 수치입니다.

2021년 제3차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생사 확인’과 관련해 응답자 75.7%, ‘상봉’ 65.8%, ‘서신 및 영상편지 교환’ 60.0%, ‘고향방문’에 대해 69.7%가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 내 가족, 친지와 교류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 4,842명에게도 향후 북한 내 가족, 친척의 생사 등 소식을 확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는데, 47.9%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들 중 91.9%(복수 선택)은 생사 확인을 희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령으로 이미 돌아가셨을 것으로 생각되어서’를 꼽았습니다.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도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교류 수요가 줄어든 배경과 관련해, 북한 내 가족, 친지의 고령화로 인해 사실상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을 들었습니다.

장 위원장은 북한이 이산가족문제 협력에 나서도록 만들기 위해서 북한과 가까운 제3세계 국가들 등을 상대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원래 이산가족 상봉에는 4단계가 있잖아요. 맨 처음 생사 확인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런데 지금 그 순서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부모, 형제 중 북한에 살아계실 확률이 거의 없어요.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하면 북한은 무조건 반대를 하거든요. 인도주의적인 면과 인권의 차원에서 UN을 비롯해 제3세계 등에 호소를 해야 합니다.

이번 조사는 생존한 이산가족 등록자 36,017명 중 5,10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23일~11월 17일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실태조사’는 통일부가 향후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에 대비해 관련 정보를 최신화하고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실시했습니다.

당초 실태조사는 5년마다 실시됐지만, 통일부가 이산가족의 고령화 현상을 고려해 지난해 7월 ‘이산가족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사 주기를 3년으로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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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남북 이산가족 실태조사 중 심층조사 결과 [통일부 제공] /연합뉴스 (y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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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통일부는 정부가 어떤 생애기록물을 수집했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대해 “2017년 이후 약 15,300여점(영상편지 제외)을 수집해왔으며, 기록물은 문서류(편지, 일기 등), 사진류(상봉 사진, 가족 사진 등), 시청각자료, 도서류 등으로 되어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통일부는 또 지금까지 촬영한 이산가족 영상편지 수량에 대해서는 “영상편지는 2005년부터 제작되어 왔으며 지난해 1,002편이 제작된 것을 포함, 총 27,102편이 제작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는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가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고,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북한의 호응을 지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