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산가족 신청자 72% 숨져…10만 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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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을 찾고 싶다며 한국 정부에 신청한 한국 국민 13만4천여 명 중 사망자가 1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최근 공개한 2024년도 이산가족 신청자료 통계.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북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로 등록한 한국 국민 13만4천291명 중 약 72%인 9만7천35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인 지난 2023년 말 대비 사망자가 약 3천 명 증가한 겁니다.

생존자는 3만6천941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약 28%에 불과합니다.

생존자 중에서도 80대가 약 35%, 90세 이상이 약 30%로 고령의 신청자가 대부분입니다.

가족 관계 기준으로는 북한에 부부, 부모, 혹은 자녀가 있다는 생존자가 39%, 형제 또는 자매가 있다는 생존자가 40%, 3촌 이상의 친척이 있다는 생존자가 21%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이 61%, 여성이 39%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영호 한국 통일장관은 지난 29일 북한 당국에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산가족 민간단체인 통일경모회가 이날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주최한 망향경모제에서 김영호 장관은 격려사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는 어떠한 정치적, 안보적 고려 없이 남북이 최우선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또 광복 80주년인 올해를 분단의 아픔을 다독이고 통일의 시간을 열어나가는 계기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하며 어떤 사안들보다 이산가족 문제를 가장 중심에 놓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북한에 남북 간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하면서 이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현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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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러한 한국의 제의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도 북한에 연고가 있는 해외 교민들을 북한에 초청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한 캐나다 교민 박옥경 씨의 말입니다.

[ 박옥경 씨] 몬트리올에 북한에 친척이 많아서 여러번 북한을 방문한 한인 이웃이 있습니다. 저도 물론 친척이 있고, 북한에 세번 방문했구요. 이 이웃이 뉴욕에 있는 유엔 북한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고 초대돼서 함께 가겠냐고 물어서 저도 함께 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019년 이후 5년만에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통일부에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통일부의 이산가족 교류 현황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차원의 상봉 1건을 통해 3명의 이산가족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났습니다.

남북 당국 차원의 생사확인, 상봉 등 이산가족 교류는 지난 2018년을 마지막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