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응 조치가 북한 내 취약계층의 인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북한에 인도적 지원 통로를 개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7일 리즈 트로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보다 엄격한 주민 격리와 추가적인 이동 제한 등 북한 내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당국의 대응 조치가 북한 내 취약계층의 인권에 대단히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충분한 식량 확보 등 기본적 필요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 특히 아동, 수유부, 노인, 노숙인, 그리고 소외된 농촌과 국경지역 거주자들이 취약한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 구금시설 내 수감자의 경우 비좁은 공간에 과밀 수용된 가운데 위생,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며 북한 내 구금시설에서의 영양실조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이미 만연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북한 당국에 국제인권법에 따라 코로나19 발생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모든 대응 조치는 반드시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따르고 비차별적이며 기한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지역의 경험을 참고해 모든 제한 조치가 취약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부정적 여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에 더해 의약품, 백신, 장비와 기타 생존에 필요한 지원 등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통로 개방을 유엔과 조속히 논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엔과 국제기구 관계자가 북한에 복귀해 취약계층 그리고 농촌과 국경 지역 거주자 등에 대한 지원 제공을 도울 수 있도록 조율할 것도 독려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긴급한 인도주의 지원과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위해 제재를 완화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한 바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윤리나 북한 전문 선임연구원도 현지시간으로 16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에서 북한 주민들은 유일무이하게 극심한 재난에 직면해있다며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세계는 이에 등을 돌려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과 세계 각국 정부에 북한이 외부의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음식, 백신 그리고 냉장고, 발전기, 연료 등 백신 보관을 위한 설비를 제공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은 현재 북한 전역에 걸친 이동 통제 조치로 북한 경제에 결정적인 농산물 수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사실상 모든 국제구호 단체들이 북한에서 철수한 가운데 북한 내 인도적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더해 신형 코로나 관련 북한이 공개한 수치는 신뢰할 수 없고 사태의 규모가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당국의 방역 정책으로 위기가 악화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할 위험이 더 커지고 있음은 자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어린이어깨동무 등 한국 내 대북지원 단체들을 비롯한 시민단체 10여 곳도 17일 성명을 내고 북한에 코로나 관련 대화와 협력 제의에 화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의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효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봉쇄만으로는 확산하는 바이러스(비루스)를 빠르게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에도 의약품과 방역 물품, 진단 장비, 백신 등을 북한에 조건 없이 지원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북한이 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협력을 제안해야 한다며 물밑 접촉은 물론 국제기구와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내 코로나 대응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 대북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며 고강도 제재와 남북∙미북 관계 악화는 전염병에 대한 긴급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