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6월 개막하는 제50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임명될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유력 후보 명단이 공개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내 협의그룹(Consultative Group)이 지난 23일 인권이사회 의장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협의그룹은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 1순위 후보로 엘리자베스 살몬(페루) 페루 교황청립가톨릭대학 민주주의·인권연구소 소장을 지목했습니다.
또 2순위 후보에는 스리프라파 펫차라메스리(태국) 태국 마히돌대학교 인권·평화연구소 선임고문이 올랐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번 보고서에서 따르면 협의그룹은 지원서와 면접 등 심사 후 합의를 통해 이같이 후보를 추렸습니다.
이번 유력 후보 명단에 모두 여성 후보들이 오르면서 차기 네 번째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처음으로 여성 보고관이 임명될 전망입니다.
협의그룹은 1순위 후보에 오른 살몬 소장과 관련해, 보고관 임무 이행에 대한 살몬 소장의 비전(전망)과 유엔 체계에 대한 지식 및 경험,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 관련 문제 및 성별 문제에 대한 관심 등을 주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살몬 소장은 현재 교황청립가톨릭대학에서 법과대학 정교수이자 인권 관련 석사 프로그램의 책임자를 맡고 있으며,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위원과 커뮤니케이션(진정서) 실무그룹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살몬 소장은 보고관으로 임명될 시 인권 관련 직무가 중첩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에서 사임할 예정이라고 협의그룹에 밝혔습니다.
협의그룹은 또 살몬 소장이 과거 페루 진실화해위원회의 국제 인권법과 인도법 전문 법률고문으로 활동했고, 국제형사재판소와 유엔개발계획(UNDP), 페루 국방부, 페루 사법부에서도 법률고문을 역임했다고 전했습니다.
살몬 소장은 지난달 제출한 지원서에서 자신이 남미 출신 여성 학자로 국가 권위주의가 초래하는 결과와 정의를 위한 피해자들의 투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차기 보고관은 북한의 인도적 위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북한 당국과 대화·협력 분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협의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2순위 후보에 오른 펫차라메스리 고문이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임무와 간접적으로 관련된 분야에서 학술적 지식이 풍부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경험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펫차라메스리 고문은 현재 태국 마히돌대학교 인권·평화연구소의 조교수이자 베트남 국립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유엔 기구들에서 무국적 및 시민권 문제와 관련해 특별 선임 연구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내 '이주 연구 및 출판에 관한 고위급 자문단'(Migration Research and Publishing High-Level Advisory Panel)에서 위원직을, 인권단체인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인권메커니즘을 위한 실무단에서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협의그룹은 펫차라메스리 고문이 북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되면 유엔 기구와 아세안에서의 인권 관련 활동은 중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펫차라메스리 고문은 지난달 제출한 지원서에서, 자신이 태국 등지에서 탈북민들이 겪는 법적 지위에 대한 문제 등 강제이주 문제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은 동남아시아국가들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져 법으로 보장된 기본 권리를 향유하지 못한다"며 북한에서도 정치·인권 문제가 만연하지만 탈북자를 수용한 국가도 정책을 통해 탈북민에 대한 체계적인 차별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북 접근법에 있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면서도 북한의 경우 시급한 인권 문제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페데리코 비예가스 인권이사회 의장이 최종 후보를 임명해 인권이사회 이사국들의 승인을 받아 확정됩니다.
의장은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통상 1순위 후보를 최종 후보로 임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사국들은 다음달 13일부터 7월 8일까지 열리는 제50차 정기 이사회에서 차기 특별보고관을 승인하게 됩니다.
인권이사회 내 5개 지역을 대표하는 대사들로 구성되는 협의그룹은 올해 동유럽 지역의 대사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총 4명의 대사들이 보고관 후보를 심사했습니다.
지난 2월 22일부터 4월 13일까지 지원서를 제출한 8명의 후보자 중 유력 후보 두 명을 비롯해, 호마윤 알리자데(오스트리아)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동남아시아 지역사무소 대표, 무함마드 무자히둘 이슬람(방글라데시) 인권변호사, 안제이 제플린스키(폴란드) 전 폴란드(뽈스까) 헌법재판소장 등 5명이 면접에 참여했습니다.
특별보고관은 출신 국가나 단체를 대표하지 않는 독립적인 전문가로, 인권 개선에 필요한 권고를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임기는 1년 단위로 연장 가능하며 최대 6년까지 연임됩니다.
새 보고관은 오는 8월 업무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