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도어스, 북 억류 한국선교사들 석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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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 선교단체 '오픈 도어스'(Open Doors)가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인 5명에 대한 조속한 석방과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 도어스 미국 지부가 9일 지금 북한에 강제로 억류돼 있는 한국 국적의 기독교 신자 5명과 관련한 보고서(Meet 5 Christian prisoners in North Korea—pray for them by name)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한국 국적의 기독교 신자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씨가 억울하게 수용소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 말고도 북한에는 수많은 기독교인이 박해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이들 대부분은 북한 주민쉼터와 대북지원용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굶주린 북한 주민들을 돕다가,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에 강제로 억류돼 무기노동교화형 등을 선고받고 하루에 10시간씩 노동하며 복역 중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를 자국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한국 국적인 이들을 석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이들 5명이 억울하게 구금된 내용도 각각 소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욱 씨는 중국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지하교회를 운영하다 2013년에 체포돼 2014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또 김국기 선교사는 2003년부터 탈북민들을 위해 중국 단둥에서 피난처를 운영하다 2014년 10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2015년 6월 노동형을 선고받았고, 최춘길 선교사도 2014년 10월에 체포돼 다음해 6월 역시 노동형에 처해졌습니다.

이밖에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민 출신의 김원호, 고현철 씨도 북한 주민을 위해 선교사역을 하다가, 2016년 북한 당국에 체포되어 현재까지 소식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픈 도어스는 최근 '북한 노동 수용소에서의 삶'(Life in a North Korean labour camp)이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 제일 먼저 그들은 이름을 앗아간다. 죄수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며 번호로서 불린다. 짐승처럼 살고 일하게 된다. 죽을 때 까지. 죽은 다음에는 질질 끌려나가 썩게 내버려둔다.

이 동영상은 북한 내 기독교인들이 약 5만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이 적발되면 강제수용소에서 처참히 인권을 유린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픈 도어스가 보고서에서 밝힌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씨 등 5명 뿐만 아니라, 탈북민 출신 한국인 함진우 씨 1명을 포함해 총 6명의 한국 국민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미국의 한국계 청년들과 기독교인들은 온라인 청원 등을 통해 한국 정부가 자국민 보호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계 청년들이라고 밝힌 청원자들은 미국 인터넷 청원전문 사이트인 '체인지닷오그'(change.org)에 북한 억류 한국인 6명의 송환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을 지난해 9월부터 벌이고 있는데, 이달 10일 현재 1천46명이 서명했습니다. (청원 사이트 바로가기)

이들은 한국 정부의 침묵에 우려를 나타내며 북한의 인권 문제와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엄이 남북 관계 유지를 위한 대가로 억제될 수 없다면서 이들에 대한 송환 노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가 목소리를 내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 추측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 정부의 침묵이 한국 국민의 송환으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킹 전 특사: 저는 침묵하는 것이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 신자들을 석방할 수 있도록 만들 것 같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