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된 후 평양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가족이 미국 국무부를 통해 북한에 소장을 전달하기 위한 절차를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김동식 목사의 부인 김영화 씨와 아들 김춘국 씨, 딸 다니 버틀러 씨가 미국 국무부를 통해 북한에 소장 전달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동식 목사의 유족 측 변호인이 12일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재판부에 제출한 서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유족이 국무부를 통해 북한에 소장을 전달하기 위한 외교적 절차를 신청했고 이에 따라 같은 달 법원 사무처가 소장과 소환장, 소송고지서 각 2장과 한글 번역본을 국무부에 우편으로 발송했습니다.
법원 사무처를 통한 대북 소장 전달이 코로나19(코로나 비루스)로 어려워지면서 국무부의 외교적 경로를 통한 전달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이번 서한에서 현재까지 변호인과 법원 사무처 모두 국무부로부터 해당 외교적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다만 이러한 지연은 외교적 절차에서 드문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북한에 소장이 전달된 후에도 북한 당국이 사건에 대해 대응하지 않을 경우 원고는 북한에 대한 궐석판결, 즉 원고 측 주장만을 바탕으로 한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국 연방법원 기록 시스템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에밋 G. 설리번 판사는 13일 이번 변호인 측 서한과 관련해, 소장 전달 상황과 추후 절차에 대한 제안 등을 담은 서한을 오는 8월 15일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전했습니다.
김 목사의 부인과 딸, 아들은 김 목사가 북한에 납치돼 사망했다며 지난 2020년 9월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 목사는 중국 옌지에서 탈북자를 도우며 선교 활동을 하던 중 2000년 북한 공작원 등에 의해 북한으로 납치돼 고문당하다 이듬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목사 유족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역시 현재 국무부를 통해 대북 소장 전달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법원 기록에 따르면 당시 법원 사무처가 배 씨의 소장 및 관련 서류를 국무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 씨 측은 앞서 여러 차례 북한에 소장을 보냈지만 모두 반송됐고, 이후 지난해 말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국무부 역시 북한에 소장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궐석판결을 요구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1월 여전히 배 씨 측이 국무부의 외교적 경로를 통해 북한에 소장을 전달해야 한다며 궐석판결 요청을 기각했고, 이후 배 씨 측은 북한에 소장을 보내려는 노력을 재개한 것입니다.
앞서 배 씨는 북한에 2년여간 억류됐다 지난 2014년 풀려난 후 북한 당국이 가한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피해 등을 근거로 지난 2020년 8월 북한 외무성을 상대로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