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손전화 사용자에 '감시용' 인트라넷 앱 설치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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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손전화를 사용하는 주민들에게 국내용 인트라넷 '광명'을 설치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트라넷 앱을 통해 주민들의 손전화 사용내역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북창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군 체신소에는 분기요금 (3개월마다 내는 이동통신 사용요금)을 국가에 바치고 분기카드(3개월간 이동통신 사용권)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줄을 선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분기마다 체신소에서는 손전화 사용자들로부터 분기요금을 받고 손전화 사용이 가능한 분기카드를 지급해왔는데, 이달부터는 손전화에 반드시 국내용 인트라넷인 ‘광명’의 앱을 설치해야 분기 카드를 지급할 수 있다며 인트라넷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손전화에 국내용 인트라넷 ‘광명’을 설치하면 광명망이 제공하는 노동신문과 교육정보 등을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에 국가보위성 등 사법당국에서 인트라넷 앱을 통해 손전화 사용자가 손전화를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 어떤 영화를 보았는지, 어디로 이동했는지 등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인트라넷 ‘광명’이 손전화에 설치되면 보위부가 언제든지 손전화 사용자를 감시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어 인트라넷 설치를 꺼리고 있다”면서 “이에 체신 당국은 인트라넷 ‘광명’을 개인 손전화에 설치하라는 건 중앙의 지시라면서 ‘광명’ 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분기카드를 발급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할 수 없이 주민들은 체신소에서 국내 인트라넷을 손전화에 설치하고 분기카드를 받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손전화에 절대로 인트라넷 설치를 하지 않겠다며 거부한 이후 분기카드를 암시장에서 야매(암거래)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손전화 사용자에게 체신소에서 판매하는 분기카드는 내화 2,850원(0.4달러), 암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기카드는 12달러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이달 들어서 당국이 갑자기 손전화를 사용하는 주민 누구나 손전화에 반드시 국내용 인트라넷 ‘광명’을 설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손전화 사용자들에게 국내용 인트라넷 ‘광명’을 설치하면 노동신문과 외국어교육, 요리기술 등을 손전화로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내막은 손전화에 설치된 인트라넷 광명망을 통해 주민들을 감시하려는 의도이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개인 손전화에 국내용 인트라넷 ‘광명’이 설치되면 그 순간부터 국가보위성은 손전화에 설치된 인트라넷 망을 통해 손전화 사용자가 손전화기로 한국영화를 언제 시청했는지, 해외에서 들어온 불법자료 등을 몇 번 열람했는지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때문에 지금까지 주민들은 손전화기에 국내용 인트라넷을 설치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체신소 당국이 직접 이동통신 사용카드인 분기카드를 판매하면서 인트라넷 설치를 강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주민들은 당국이 갑자기 인트라넷 설치를 강제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국내용 인트라넷 망을 주민 감시망으로 악용하고 있는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중국에서 밀반입된 손전화는 북한 당국에 등록이 안 된 불법전화로 분기카드나 광명망 설치와 무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