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을 방문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정오 바티칸을 방문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받은 후 “북한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바티칸을 포함해 유럽 5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이날 교황과의 단독 면담에서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을 만날 것을 제안하자 김 위원장이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 의사를 받았다고 전한 데 대한 긍정적 답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의 전한 말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한국 청와대 측은 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성사되지 않은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1년 김일성 주석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황을 초청한 데 이어 2000년에도 당시 한국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교황을 북한에 초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공산혁명의 지도자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중재에 나서 54년 간 단절된 양국 국교 정상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총 50여분 간의 교황 접견 이후 전날 성베드로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다시 만나 교황과의 대화 내용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무원장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교황이 종교의 자유 억압 등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 국가인 북한을 방문해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경우 자칫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에게 정당성만 인정해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HRNK) 사무총장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인권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전달하는 메시지 즉 말에 북한 주민의 인권, 특히 종교의 자유 문제가 포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하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아 실망했습니다.
바티칸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아셈(ASEM: Asia-Europe Meeting) 즉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즉 벨지끄의 브뤼셀로 이동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