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또 다시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지목됐습니다. 대북 협상에서 종교 자유에 대한 논의도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기독교선교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가 13일 발표한 '2021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2021 World Watch List)' 보고서에서 북한은 박해 지수 100점 만점에 94점을 기록하며 20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꼽혔습니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 오픈도어스 미국지부 회장은 북한 주민 6만여 명이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수용소에 처참하게 갇혀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커리 회장은 기독교를 믿다가 강제 수용소에서 수년 간 고통을 당했던 한 북한 남성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수십만 명의 북한 기독교인들이 같은 이유로 박해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리 회장: 그는 고문과 배고픔에 시달렸고, 매일같이 죽음을 목격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는 기독교인 학대의 산 증인이며, 이런 이유로 북한은 20년 연속 1위에 올랐습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 50만명 이상이 그들의 믿음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종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20년 기준 기독교인이 최대 50만명, 불교인이 39만명, 그 외에는 도교나 유교, 무속신앙 등 기타 종교를 믿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 몇년 간 북중 관계가 더욱 밀착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탈북자를 돕는 한인 선교사를 추방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전했습니다.
커리 회장은 수십년간 변하지 않는 북한의 종교 박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북한 측과 종교자유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커리 회장은 그 동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과 핵무기에 대해서만 논의해왔다면서 북한과의 어떤 형태의 논의에서든 종교 자유를 비롯한 인권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 북한의 수용소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커리 회장: 그 동안 미국 등이 북한 지도자를 만나 핵무기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를 준수하는지 안하는지 증명하는 데까지 수년이 걸렸습니다. 북한이 대화에 진지하고, 종교 자유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국제 적십자사, 종교자유대사 등이 직접 그곳에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도록 하는 투명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으로 오픈도어스 영국지부 언론 담당자인 티모시 조 씨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코로나 19, 즉 코로나비루스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와 경계 강화로 북한 기독교인들을 위한 성경 및 구호품 전달 활동에 큰 차질을 겪었다고 전했습니다.
오픈도어스는 북중 국경을 통해 북한 내에 성경책과 함께 겨울철 이불과 의류 등을 꾸준히 지원해 왔습니다.
한편 올해 기독교 박해국 감시 목록에는 북한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예맨, 이란, 나이지리아, 인도 등 대부분 아프키라와 중동 지역 국가들이 상위 10위권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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