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기독교 박해 등 심각한 종교탄압 실태를 지적하는 인권단체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즈'(Open Doors) 미국지부는 지난 1일 '박해받는 교회를 위한 국제 기도의 날'(IDOP, International Day of Prayer for the Persecuted Church)을 맞아 북한의 종교탄압을 주제로 한 화상 행사를 열었습니다.
데이비드 커리 오픈도어즈 미국지부 대표는 이날 북한 내 수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감옥에 수감됐다며 북한의 잔혹한 기독교 탄압 실태를 우려했습니다.
북한은 오픈도어즈가 지난 2002년부터 매년 발표해온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19년째 1위를 차지하면서 최악의 국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로 북한을 탈출하다 붙잡혀 4차례나 구금됐었던 티모시 조 씨는 이날 행사에서, 본인이 13살 정도였을 당시 북한 기독교인들이 중국 내 선교사들의 교회로 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사람이 공개처형을 당하는 모습을 강제로 목격해야 했던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티모시 조: 당시 공개처형이 주민들에게 줬던 메시지는 중국으로 탈출하거나 혹은 선교사나 기독교 연계 단체들과 만날 시도 조차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굶주림, 박해, 불의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정권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매일 선전선동에 나서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픈도어즈는 지난달 23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익명의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5~6세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매일 30분씩 시행하던 북한 지도자 우상화 교육을 90분으로 늘리는 등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조 씨는 탈북하다 붙잡혀 북한 내 수용소에 구금됐을 당시 비좁은 방에 50명 이상의 수감자들과 같이 수용됐었다며, 고문, 구타 등 잔혹한 비인도적 행위가 만연한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지난달 30일 공개한 '2020 북한 종교자유 백서'에서, 북한에서 종교활동을 하다 적발됐을 경우 절반 가까이가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한국미래이니셔티브' 역시 지난달 말 '신앙에 대한 박해: 북한 내 종교 자유 침해 실태' 보고서를 발간하고, 북한에서 1990년부터 기독교와 무속신앙 등 종교집단에 자행된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 273건 중 215건이 기독교 관련 종교 탄압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6월 '2019년 연례 국제종교자유 보고서'를 통해 미북 간 완전한 관계 정상화에는 종교의 자유를 비롯한 인권을 다루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