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흉악범 북으로 보내도 된다는 주장, 전체주의적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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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민 선원이 흉악범이었기 때문에 북송했다는 문재인 정부 관계자 등의 입장에 대해 탈북민 출신의 태영호 의원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전체주의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9년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조치를 옹호하는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과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해당 탈북민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었기 때문에 북한으로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정의용 전 실장은 지난 7월 17일 입장문을 통해 “이들이 한국 사회에 편입될 경우 한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누가 보호하겠는가”라고 물으며 강제북송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김병준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 단장과 윤건영 의원 등은 7월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 세금으로 살인마를 보호하는 게 온당하냐고 되묻고 싶다”며 강제북송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우리 사회에 해가 되는 사람은 북한으로 보내도 된다고 하는 주장은 전체주의적인 선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태 의원은 이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국회 정문 앞에서 개최한 화요집회에서 “법치주의를 부인하는 주장”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법치국가인 대한민국 그것도 국회 한복판에서 모든 법치를 부인하고 우리 사회에 해가 되는 사람은 당연히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는 이 주장은 전체주의적인 주장입니다.

태 의원은 또 “여야가 이 사건을 적당히 뭉개고 넘어가면 탈북민이 한국 영토 내에서 귀순의사를 밝힌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기존의 원칙이 선택적 수용의 원칙으로 바뀌게 되는 위험한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반드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민단체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이 자리에서 “탈북민 선원이 흉악범이라고 누가 단정을 내리고 단죄를 하느냐”며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조치가 적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우리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입니다. 죄가 있다고 하더라도 단죄하는 것은 바로 법원 등 법치체계가 할 수밖에 없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김 대표는 또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사건 이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해상을 통해 한국으로 귀순할 경우 또다시 북송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밖에 탈북민 출신인 허광일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을 초청하기 위해 탈북민 선원을 강제북송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11월 5일 오후 4시쯤 탈북민 선원을 북송하겠다는 전통문을 북한에 전달했고 2시간 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초대한다는 친서를 김정은에게 보낸 바 있습니다.

화요집회 이후 한변 등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단법인 ‘북한인권’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김태훈 한변 명예회장은 북한인권법이 시행되고 6년이 지나도록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인권재단의 역할을 대신 수행할 사단법인 ‘북한인권’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명예회장은 오는 9월 1일 사단법인 ‘북한인권’의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한변 등은 당초 이날 탈북민 선원 분향소를 국회 앞에 설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재고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유상범 인권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 선원이 동료 선원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의원도 지난 7월 2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 선원의 살인을 부정하는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중요한 것은 살인을 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헌법, 적법한 절차 등을 모두 무시한 채 강제송환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