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 “코로나 사태는 탈북자 구출 절호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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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수감시설에 수용된 탈북자들을 구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2년간 억류됐다 지난 2014년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 대표는 4일 코로나19 사태로 현재 수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배 대표는 미국 및 한국 민간단체인 국제평화재단(GPF),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원코리아재단이 이날 공동으로 북한 인권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힌 1천 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현재 북중 접경지역 수감시설에 갇혀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이들을 구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케네스 배 대표: 국제사회가 이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북한 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원하지 않고 중국 정부도 자국 내 탈북자를 원하지 않는다면, 한국 정부가 이들을 데려올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한국 문재인 정부가 수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인권 운동가인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 회장 겸 북한자유연합 대표 역시 지난 10월 한국 조선일보에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앞 공개서한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중국 구치소에 수감 중인 북한 어린이 등 탈북자들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배 대표는 탈북자를 구출하고 긴급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를 설립해 탈북자들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자유이주민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의 공동상임의장인 일본의 나카가와 마사하루 중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사전녹화 영상을 통해, 국제의원연맹 차원에서 중국 정부에 탈북자 북송 중단을 수차례 요청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를 찾으려는 탈북자들은 국제법에 의해 난민으로 정의돼야 하며 이들이 원하는 모든 국가로의 이동이 허락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올리비아 에노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정책분석관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 공산당이 새로 도입한 감시(surveillance) 기술이 중국 내 탈북자를 겨냥하고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감시 기술을 자국민 감시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만큼 중국 내 탈북자 색출에도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간부 집안 출신으로 지난 2014년 탈북해 미국에 정착한 이현승 씨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가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는 이유는 북한 엘리트 계층, 일반 주민들, 심지어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관리들 조차도 자유와 인권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현재 문재인 정부 및 한국 여당 국회의원들이 대북전단살포금지법으로 북한에 진실과 정보를 유입시키는 중요한 수단을 완전히 차단하려 한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이 정보를 접할 권리를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