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들, 살몬 보고관에 편지…“북 인권실태 널리 알려달라”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아들 이모 군이 2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보낸 편지.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아들 이모 군이 2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보낸 편지.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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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아들이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북한의 인권 실태를 널리 알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 이대준 씨의 아들 이모 군은 2일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편지를 보내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사람의 생명을 코로나 바이러스로 취급하며 비무장 민간인을 총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워 유골조차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지 않은 것은 반인권적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사건 발생 당시 한국 군 당국은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후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표류하던 이대준 씨를 2020년 9월 22일 밤 9시 반쯤 단속정을 타고 온 북한군이 사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모 군은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고 책임지지 않는 북한의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며 권력의 힘을 내세워 인권을 짓밟는 행위가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한국 정부와 함께 아버지의 죽음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족의 아픔과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줄 것을 살몬 특별보고관에게 호소했습니다.

이모 군은 문재인 전 정부가 아버지에게 월북자라는 오명을 씌워 그 죽음을 정당화한 것도 반인권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 국방부, 국가안보실, 그리고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문재인 전 정부는 항소로 대응하며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힘 없는 생명이 인권을 침해 당하고 사실이 왜곡되며 진실이 은폐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살몬 특별보고관의 방한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기윤 변호사 : (살몬 특별보고관의) 방한 날짜가 특정이 되면은 서울 유엔 인권사무소에 연락을 해서 면담 제안을 할 예정입니다.

앞서 살몬 특별보고관은 지난 1일 부임을 계기로 발표한 성명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